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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보다 기억되는 2등도 있고, 2등보다 행복한 3등도 있다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습성인가 혹은 본능인가. 적당한 경쟁과 순위는 참여하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순위 매김’이 본래의 목적조차 흐릿해지는 것 같다. 과연 순위에 부여된 숫자에만 관심을 가지는 게 보람찬 것 일까?
과거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하며 우는 소리를 내던 개그 프로가 있었다. 한 기업의 광고 중에서도 ‘역사는 2등을 기억하지 않습니다’라는 냉정한 문구도 한 때 화제가 됐다. 몇 년이 흐른 현재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여전히 1등에 대한 사회의 집착이 만연해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각종 대회나 경쟁에 참가하는 이들의 목표는 1등이다. 그러나 때론 1등이 모든 행복과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빅토리아 메드백의 조사에 따르면 동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와 만족도가 비슷하지만, 은메달리스트는 메달 밖 순위의 만족도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가 있다. 즉,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행복하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높은 단상 위에 오른 은메달리스트의 표정이 미묘한 이유는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과 자기 자신이 좀 더 잘 하지 못한 후회가 큰 몫 했을 것이다. 행복한 동메달리스트가 될 것인가, 불행한 은메달리스트가 될 것인가는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기도 하다.
올 겨울 국민들을 하나로 모았던 소치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집중 조명되는가 하면, 기사 하나 뜨지 못한 채 기억에 남지 못한 경기를 한 선수들도 있다. 순위에 집착하는 일부 국민들 덕분에 선수들은 지난 4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에 죄책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박승희 선수가 동메달을 딴 뒤 국민들은 ‘값진 동메달’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외각에서는 ‘아쉬운 동메달’이란 표현도 적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3등을 한 셈인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국민들에게 활짝 개인 웃음을 보이지 못하는 박승희 선수가 안타까웠다. 또한 피겨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선수에게 ‘연아야 고마워’란 반응이 뜨거웠다. 김연아 선수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금메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훔치던 김연아 선수의 아쉬움이 국민들 가슴에 자국처럼 남았다.
물론 1등이 거저 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고독한 자리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때로는 1등보다 기억되는 2등이 있고, 2등보다 행복한 3등도 있다는 것이다. 상황과 마음가짐에 따라 만족도는 변하기 마련이다. 우리네 인생에서 1등이 아니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길 희망한다.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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