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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지금 우린 무엇을 위한 학습을 지향 하는가

개강 3주차에 접어들면서 이제 모든 학우들의 한 학기 시간표가 완성 됐다. 혹자는 완벽한 시간표 구성에 미소 지을 것이고, 또 다른 이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으로 일단은 시간표 인쇄 버튼을 누를 것이다.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은 경험을 가진 학생들에게 듣고 싶은 수업을 골라 듣는 대학의 시스템은 대학생이 되며 얻는 자유의 한 일부분이자 수동적 학습이 아닌 진정한 자율적 학습의 권리를 획득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의미가 부각되는 행위여서일까 한국대학생들의 핫 키워드 경쟁이 이곳에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과정은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사실 강의 수가 한정돼있고, 수강인원이 제한되어있다는 전제는 경쟁의 원인이 되기에 충분하지만, 그 경쟁의 심화가 지금 현 시대에 대두되고 있는 대학생들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새로이 돌이켜 볼 여지가 있다.

학문적 성취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라면 차라리 우리가 자처하는 지식의 상아탑으로써의 대학은 아직 건재하다고 평할만하다. 하지만 그 경쟁은 사라진지 오래다. 자성의 목소리로 수차례 비판해왔지만 결국 현실은 학생들의 목적은 학점 획득에 있고, 그것이 취업을 준비하는 기반을 닦기 위한 행위라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조명을 받은 강의 사고팔기와 같은 사례는 이제는 자성의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현실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된 모습을 보여준다. 예시로 국내 유수 대학들이 등장한 것 또한 그 맥락에 힘을 실어 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진정 취업사관학교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어진 것이다.

먹고 사는 생존이라는 커다란 문제 앞에서 학문탐구를 위한 자율적 학습권은 번지르르한 형식적 권리에 지나치지 않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곳을 둘러봐도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돌아볼 것이 아니라 주어진 파이를 적절히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자라는 주장이 대세론 적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필자 또한 대학생이기에 이러한 흐름에 동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안하다. 학습의 동기부여가 돈을 버는 일에 국한된다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이미 자행되고 있는 (돈벌이가 잘되는) 인기학문과 학과의 집중화와 교육의 획일화 또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대학에서 재수강의 기준을 까다롭게 만들어 학생들이 학점 세탁을 위한 재수강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방침을 내놨다. 이러한 시도는 현 대학가에 만연한 학습 분위기에 큰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이라는 단일화 된 목적에 의거한 학습이 아닌 학문수학에 의의를 둔 자율학습권의 참된 의미를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김건태 편집국장  inhasinmoo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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