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신문기사에서 OECD 36개국 국가를 대상으로 한 행복지수 결과를 봤다. 내심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한국의 순위는 26. 이유가 궁금했다. 경제규모로 보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잘 사는데도 불구하고 행복규모로 보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잘 생각해보면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이 물질적인 것에 가까울수록 행복 지수도 낮아지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가 만연하는 사회다. 모든 국민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어 이상적이라고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시장의 모든 참여자가 적절한 행복을 누릴 경우 비로소 완전 경쟁 시장이 된다고 경제학에서는 말한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실태를 보면 무언가 불합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앞서 말한 행복지수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학의 올바른 역할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가? 혹은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 또한 영혼을 가지고 그렇게 임하고 있는가? 진실 된 마음으로 물어 본다면 답은 전적으로 ‘아니오’다. 뚜렷한 목표 없이 혹은 목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자본주의가 합리화하라고 시킨, 타의에 의한 목표일지도 모르는 그런 것들을 지닌 채 대학생활을 하는 열정 없는 젊은이들이 캠퍼스를 누비고 다니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부턴가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는 대기업의 채용관련 현수막들이 저마다 팽팽한 낯짝으로 뻔뻔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대기업이라는 Tech tree가 자연스러워 지고 있다. 16년 동안 배운 목적이 평범한 회사원이 되는 것이었다니..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에 대해 썼던 그 고사리 손은 어디로 가고 이제 나의 손은 획일적인 꿈을 쓰라고 강요당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현실을 알아야 한다. 단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유혹한다고 해도, 설령 그것이 나빠도 상관없다고 해도 알아야 한다. 사회가 유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부자연스러운 현상인지 학생들은 알아야 한다. 내가 이 사회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지, 혹은 분에 넘치는 대가를 받으면서 타인의 시간을 착취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자신이 서 있는, 시작조차 알 수 없는 ‘시간’이라는 무한한 긴 터널 속에서 나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강요에 의한 삶인가 진정 원하는 삶인가. 후자보다 전자 쪽에 가깝다면 후자를 위한 삶을 살자. 그것이 전자보다 훨씬 괜찮은 삶일 테니까.

양민석(언정ㆍ4)  inhanews@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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