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대학의 5월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한다. 5월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아름답지만 대학의 5월에는 축제가 있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러나 대학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거의 두 달 동안 흉물스럽게 서 있는 중력 장치를 보면 우리 대학의 5월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온갖 위험과 불편을 초래하는 줄 알면서도 단지 전통이라는 명분만으로 버티는 행태를 보면서 더 이상은 인내, 혹은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되어 확실한 조치를 취하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중력 장치를 없애라. 각종 안전사고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다면, 갖가지 불편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다면 중력 장치를 없애라. 끌어 올린 사람을 떨어뜨려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만드는 가학적 재미도 좋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지 말라는, 물을 조심하라는’ 어른들의 충고는 대학생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더욱이 두 달 가까이 사람들의 통행이 가장 빈번한 길목을 공사장으로 만들어 버리니 어떤 안전사고가 날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긴 기간 동안 자재를 방치해 도난 및 분실의 이유를 제공해 놓고도 없어진 자재를 놓고 형사고발 운운하는 것 또한 대학에서는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중력 장치를 없앨 수 없다면 자리를 옮겨라. 중력 장치의 전통에 자부심이 있다면, 중력 장치가 우리 학교의 축제를 대표할 만한 아이템이라면 자신 있게 자리를 옮겨라. 축제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축제답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는 좋을 길목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치이다. 그러나 산간벽지에서 벌어지는 축제라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린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하대학교 축제의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면 안전하고도 편안한 자리로 옮겨서 그 자부심을 입증하는 것도 좋다. 찾아보면 학교 내에는 널찍하면서도 안전한 자리가 얼마든지 있고, 물이 필요하다면 물을 끌어오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자리를 옮길 수 없다면 기간을 최대한 줄여라.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조차도 전통이라면, 지금의 자리를 떠나서는 흥행에 자신이 없다면 설치와 철거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줄여라. 중력 장치라 이름이 붙어있지만 최첨단 기술이 반영된 복잡한 구조물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작업을 한다면 설치에 사흘, 철거에 하루밖에 걸리지 않을 구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반 전에 투기꾼들이나 할 법한 ‘알박기’를 지금의 자리에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짬짬이 십시일반으로 거들어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설치하는 과정이나 설치 구조물의 안전을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더욱이 그 기간 동안 학내 구성원들이 위험과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중력 장치, 이대로는 안 된다. 모든 구성원들이 납득하고 만족할 만한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