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을 위협하던 일본 경제의 아성이 무너졌다. 1980년 말부터 시작된 버블 붕괴와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사회 보장 비용의 천문학적인 증가로 일본은 막대한 국가 채무를 떠안게 됐고 이 채무는 다시 일본의 발목을 잡아 일본을 주저앉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의 인구비율 변화는 조금 충격적이다. 60년대부터 지속된 저출산 문제로 일본의 총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현재 인구는 5년전 보다 순 인구가 3만 8000명이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은 세계 제 2위의 고령국가로 인구 4명 중 1명은 노인이다. 이는 젊은 인구 2.8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그 인구가 지는 부담은 늘어났으니 과연 일본 경제의 출력이 떨어질 만 하다.

인구의 감소는 총수요의 감소를 부르고 이는 경제 순환고리를 따라 총 공급도 감소시킨다. 이런 악순환은 ‘역 승수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예를 들어 수요가 부족해 경기침체가 일어났을 경우 정부가 공공투자로 1조원을 투입하면 이는 여러 경로를 거쳐 총수요를 자극해 3~4조원의 국민총생산이 증가된다. 이를 ‘승수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인구감소에 의한 수요감소는 반대방향의 승수 효과를 가져온다. 즉 1조원어치의 수요감소는 3, 4조원의 국민총생산 감소를 초래한다. ‘역 승수효과’이다. 역 승수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완력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더 많은 정부 지출을 투입해 총 수요가 후퇴하지 않게 지탱해줘야 한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로 사회 보장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일본은 수요를 지탱할 만한 정부의 완력을 잃어버린 채, 국가 채무만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침체 원인인 인구 고령화, 그리고 총 인구가 감소할 정도의 심각한 저 출산 문제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교훈을 가르쳐준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저 출산문제가 더 심각하다. 출산율 순위는 일본이 220위, 대한민국이  당당히 226위에 올라있다. 고령화 문제 역시 심각하다. 일본보다 한국이 고령화로 향해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는 이러한 인구의 변화를 감내할 수 있는 재정적, 경제적인 힘을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는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어떤 복지 정책이 공약으로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늘어나는 사회보장 비용과 줄어드는 경제인구로 인한 세수의 감소로 인하여 빚에서 허덕이는 일본의 경우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은철(국통ㆍ3)  inhanews@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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