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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부실한 것은 학생이 아니다.

지난 5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흔히 말하는 '부실 대학' 명단을 공개했다. 교과부가 취업률이 낮은 대학의 학자금대출 제한을 통한 퇴출을 유도하면서 중하위권 대학 내 취업률이 낮은 예술, 인문학 등 순수 학문 관련 학과들은 존폐 위기에 빠졌다. 최근에는 상명대, 추계예술대 등 43개 사립대학은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부실대학의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 대학들은 정부 재정지원 제한 리스트에 포함돼 학교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이 대학들은 내년 정부 재정지원이 중단되거나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다. 교과부는 일부 부실이 심한 대학은 퇴출까지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상명대와 추계예술대 교수들은 교과부의 평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전원보직 사퇴라는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대학이 너무 많다. 대학진학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를 달리고 있지만 정작대학생들은 지성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과거에는 대학생은 곧 지성인이라는 생각이 만연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를 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세상이 된 것이다. 너도 나도 대학을 가고 수요에 맞게 대학 공급도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지방에는 일명 '부실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부실 대학'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실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자칫 잘못 하면 이 학생들은 자신의 모교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앞으로 남은 인생에 상당한 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도 분명 공부, 취업 등 다양한 꿈을 안고 캠퍼스를 누볐을 것이다. 그리고 부실 대학이 아닌 대학에 다니는 여느 학생들처럼 학비 걱정도 하고, 성적 걱정도 하고, 취업 걱정까지 하며 열심히 살았을 것이다.

이 학생들은 '부실 대학'이라고 낙인 찍힌 학교에 다닌 잘못밖에 없는 것이다. 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대학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이 학생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하나 의문이 드는 것은 부실 대학의 기준이다. 앞서 말했듯이 상명대와 추계예술대 등 예술이 강한 학교는 다른 학교들에 비하면 기업이나 공무원 등 보통 학생들이 선호하는 회사에 뜻을 두는 것이 아닌 좀 더 특별한  꿈을 가진 학생들이 많다. 측정방식과 기준에 따라 천지차이로 달라지는 취업률로 '부실 대학'의 낙인을 찍는 것은 과연 옳은 방법일까?

'부실 대학'과 관련한 문제는 너무 어렵다.  어떻게 하든 그 피해는 가만히 있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조정도 좋지만 가장 피해를 볼 학생들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임연진 편집국장  iuj7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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