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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입학사정관제, 인프라 구축이 우선

입학사정관제가 흔들리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칫 부실심사 논란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입학사정관제 취지는 될성부른 떡잎을 잘 살펴서 뽑자는 것이다. 즉 성적뿐만 아니라 소질,환경, 잠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뽑아 인재로 육성하는 게 목적이다.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살인적인 점수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찬성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필평가와는 달리 주관적 평가라는 면에서 공정성, 투명성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인가. 외교통상부 낙하산 채용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입학사정관제 공정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사설 교육업체 대표가 트위터에 아내가 연세대 입학사정관이라며 입시에 특혜를 주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기를 쓰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증명해도 모자랄 판에 대놓고 특혜를 인정해버린 것이다. 물론 이후에 연세대에서 해당 입학사정관을 배제시켜 사전에 특혜입학을 방지했다지만 이 일로 인해 제도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연고주의만이 아니다. 지난해 정부 예산을 지원 받아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한 47개 대학을 평가한 보고서를 보면 참 실망스럽다. 전임 사정관은 11%일 뿐이고 그 중 4분의 3은 비정규직이었다. 사정관 교육 시간이 평균 20시간이 채 되지 않는 곳도 존재했다. 사정관 수도 많이 부족해 1명이 953명의 전형을 담당하는 학교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정관에게 전문성을 요구하고 공정성을 기대하겠는가.

하지만 올해 입학사정관제는 수시모집인원 전체의 15%에 달할 만큼 확대됐다. 건물의 기초를 튼튼히 세우지 않고 높이만 올리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제도는 흐지부지되고 부작용만 초래하기 일쑤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의 인프라 확충 없이 규모만 키우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공정성은커녕 사정관의 전문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양적확대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현재로선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사정관의 확충, 충분한 교육으로 인한 전문성 확보를 이룬 후에 차근차근 늘려나가도 늦지 않을 것이다.
 

<채민호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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