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미국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사무엘슨은 대학시절 방황하던 젊은이였다. 시카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그 대학이 경제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조차 모른 채 방황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자신의 열정을 끌어내는 중요한 깨달음의 날이 있었다. 그는 한 강의실 구석에서 듣던 경제학 강의에서 자신의 내면을 끌어당기는 잊지 못할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 순간이 바로 폴 사무엘슨이라는 젊은이가 경제학에 미치게 되는 순간이었는데, 이 순간 이후 그의 인생은 오직 한 가지 목표에 전념하는 일생으로 바뀌게 된다. 그에게 경제학이 필생의 분야가 될 줄을 몰랐었지만, 한 순간의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내면에서 경제학을 진정으로 원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 소리를 “깨달음의 소리”라고 부르는데,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자신의 열정은 불이 붙기 시작한다. 그는 결국 경제학의 거인이 되었으며, “경제학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표현을 듣는 정도에 이른다. 이 예는 비단 한 경제학자를 탄생시키는 스토리만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풀 사무엘슨이 자신의 “깨달음의 소리”를 강의실에서 들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흥미롭다. 누구나 대학생 시절에는 방황의 기간을 갖게 된다. 폴 사무엘슨도 마찬가지였는데, 그의 방황을 말끔히 씻어버린 장소가 바로 강의실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움직이는 강연 내용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강의를 경청하던 젊은이가 일생의 주제를 거기서 찾았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닫는다. 바라건대 이런 사건들이 인하대 강의실 곳곳에서 발생했으면 싶다.

자신의 열정을 바칠 분야를 찾은 사람은 어떤 고통도 감내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Gladwell)은 자신의 명저인 “아웃라이어”에서 ‘일만시간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일만시간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이 설명에 쉽게 동의하게 되는 이유는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초인적인 노력은 바로 자기가 재능을 갖고 있고 또한 열정을 쏟을 분야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을 정확히 아는 것은 복 받은 인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채지도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곤 한다. 한 사람의 재능은 어린 시절에 발견해서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데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초중고교시절에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되면 다행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학업위주로 진행되면서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전혀 모르고 고교를 졸업하게 된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대학시절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늦은 것은 아니다. 폴 사무엘슨의 예에서 보았듯이, 그가 자신이 미칠 분야에 빠지게 되는 연유가 대학시절에서야 시작하게 된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훈련을 기울인다면 천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는 있지만, 대학시절에 발견하는 재능은 부모의 도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았다는데 의미가 크다.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을 켈 로빈슨 박사는 ‘엘리먼트’라고 표현하는데, 흥미로운 표현이다. 자신이 숨길 수 없는 깨달음을 느끼는 순간인 ‘엘리먼트’를 만나서, 자신의 열정을 미친 듯이 쏟아 부을 수만 있다면 몰입도가 높은 인생을 사는 셈이다. 몰입으로 가득한 사람은 언제나 큰 성과를 내며 행복한 일생을 살게 된다.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많은 인하인들이 “깨달음 순간”을 찾게 되었으면 한다. 자신이 일생을 바칠 분야를 발견하는 행복을 지금 바로 시작하기 바란다.

<손동원, 경영학부 교수>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