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에서 1922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했던 세력은 흔히 지역이름을 따서 부르는 ‘상해파’와 ‘이르쿠츠크파’이다. 이들 단체들은 사회주의라는 이상향을 표방한 것에서부터 각 단체의 눈부신 활동 상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있어서는 감정적으로 대립했으며 결과적으로 자유시참변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하기까지 했다.

그들 나름대로 각자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서로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했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세력다툼이었고, 감정싸움 그 이상은 아니었다. 실제로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기회는 각 지도부의 감정대립으로 무산되었고, 서로 싸우는 통에 누구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되어버렸다.

최근 총학생회와 동연의 분열은-그렇게 보일 것이 걱정이라는 총학생회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분열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많은 학우들에게 충격을 줬다. 무관심반 걱정반 하면서도 '잘하는 짓이다'라고 내뱉은 학우들이 많았을 것이다. 교육투쟁과 관련해서의 작은 차이가 큰 벽을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염려스러운 것은 총학과 동연이 이를 계기로 감정적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동연의 학생총회 발의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서 나온 듯 해서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감정만 더 할 뿐이다. 총학과 동연은 다시 한번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러한 대립에 누가 미소를 지을지도 말이다.

이기태(정외·3)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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