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 남자 중학교 교실에는 힘 있고 목소리가 큰 소위 짱이라는 아이들은 각 반에 한두 명씩 있기 마련이다. 그 짱은 아이들을 윽박지르고 삥뜯고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한다. 하지만 삥은 나보다 더 힘 약한 애들이 뜯기고 교실에 험악스러운 분위기 조성하는 건 고개 숙이고 참으면 된다. 직접적으로 내게 피해가 오지 않으니까 굳이 나설 필요는 없다. 짱은 편하다 자기 내키는 데로 하면 되고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다. 가끔 나대는 애는 반 애들 앞에서 물씬 두들겨 패주면 아무도 찍 소리 못한다. 참 편하다.

지금 중학교 교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김제동, 윤도현 같은 인사들이 쫓겨나는 사건. 큰집 가서 조인트 맞고 엄기영사장을 몰아낸 사건, 피디수첩, 한명숙사건등 무수히 많다. 우리 사회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틀어막고 억누르고 있다. “괜히 나서면 너도 이렇게 된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런 일들은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평소와 같이 축제를 즐기고 친구들과 재밌게 어울리는데 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단지 화가 좀 날뿐이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고개 숙이고 참으면 된다. 가장 저조한 20대의 투표율을 보면 우리가 짱이 소리치고 분위기 조성할 때 우리가 얼마나 잘 고개 숙이고 현실을 외면해왔는지 알 수 있다. ‘어차피 바꿀 수 없어 ’, ‘난 정치에는 관심 없어’ 라는 말로 자신을 자위하면서 말이다. 

김제동씨의 말처럼 우리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 언제 우리가 본보기로 맞고 삥을 뜯길지 모른다. 그때 가서 침묵하는 주위를 보고 원망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다. 지금 바로 그 동안 숙였던 머리를 세우고 참아왔던 목소리를 외치자. 6.2일 우리의 목소리를 힘껏 외치자.

김주성(지리ㆍ4)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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