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주 예술체육학부 교수

문과대학에서는 현재 단과대학 발전계획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 결과를 5월 초에 대학본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문과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예술체육학부 소속 교수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지만, 주요 안건 중의 하나가 예술체육학부를 문과대에 소속시키는 것이라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문과대학 발전계획위원회가 논의 초기에 고려한 것은 예술체육학부를 현재 체제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중 일부인 예술 관련 3개 전공(미술, 시각정보디자인, 연극영화)만을 예술학부라는 명칭으로 수용하는 것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예술체육학부 구성원들 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생겼다. 물론 문과대학에서 전체 의견수렴을 거쳐 어떤 결과를 도출하든 그것이 예술체육학부 소속 문제를 확정짓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문과대학과 예술체육학부, 그리고 대학본부가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심도있게 함께 검토하게 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과 2년 전에 대학본부의 요청에 의해 생활과학대학 전체 교수회의에서 예술체육학부를 생활과학대학으로 수용하는 문제가 투표에 부쳐졌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당사자이면서도 정작 예술체육학부의 입장은 배제된 채 이러저러한 논의들을 간접적으로 전해 듣게 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게다가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이 예술체육학부 신설 초기부터 반복되어져 왔기 때문에 더욱 유감스럽다. 지금은 많이 안정화 되었지만 2004년 신설 당시에 예술체육학부는 장기적인 발전방향에 따른 비전 설정과 충분한 지원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대학본부 차원의 급작스러운 결정에 따라 출발하여 그동안 많은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5월 초 문과대학 발전계획위원회의 결론이 어떻게 날 지 모르는 상황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만약 문과대학에서 예술체육학부 혹은 예술학부의 문과대학 수용에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면 그 다음 단계는 아마도 인문학과 예술, 그리고 체육이 어떻게 시너지를 내면서 21세기 융복합 시대에 걸맞는 비전과 커리큘럼을 갖춘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단과대학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 같다. 만약 이러한 고민 없이 기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거기에 그냥 학부 하나가 추가되어 문과대학의 규모만 커지거나, 또는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융복합형 단과대학 신설의 전단계로서 임시방편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예술체육학부 입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독립학부 체재를 당분간 더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과학기술에도 조예가 깊은 요즘 각광 받는 소위 ‘다빈치형 인재’로서의 예술인과 체육인을 키우기 위해 21세기형 르네상스대학(!)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강현주(예술체육학부 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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