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건국대는 최초로 410억원 가량의 민간 투자를 받아 12층짜리 3개 동의 ‘쿨하우스(기숙사)’를 건립했다. 그 뒤를 이어 숙명여대, 단국대, 명지대 등도 민간 자본 방식으로 기숙사를 세우고 있다. 이 기숙사는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건물을 세웠기 때문에 기숙사에 입주하는 학우들의 사용료로 건설비를 갚아나간다. 때문에 기숙사비는 한학기(4개월)에 1인실 206만 7000원으로 우리학교 4인실 기숙사보다 두배 이상 비싼 수준의 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취나, 하숙, 기숙방 보다 더 안전하기 때문에 많은 학우들이 비싼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를 선택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 학우들끼리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제한된 기숙사 문턱을 넘지 못한 학우들이 후문가의 주택가로 모여들었고, 이에 학교 주변 부동산과 건물주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학교를 통학하거나 기숙사에 살지 않는 대부분의 학우들이 자취방이나 기숙방, 하숙집을 구하기 때문이다.

내가 새내기였던 2006년만 하더라도 27만원이면 풀옵션을 갖춘 원룸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최소 35만원 정도는 돼야 ‘살만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방을 구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이 원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해 매달 집세를 지불해야 하고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면 한학기 사이에 꽤 큰돈이 주머니를 빠져나간다.

자취생들의 용돈이 한달 평균 50만원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집세 35만원에 공과금 5만원을 납부하고 나면 식비로 사용하기 빠듯한 10만원이 남는다. 학내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A급 근로장학금(28만원)으로도 생활비는 가능하지만 집세나 학원수강 등의 생활을 하기는 벅차다. 교내 학우들의 주거공간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숙사 확충이 시급할 때다.

이 외에도 후문가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학우들이 많아지다 보니 범죄율도 높아졌다. 작년 후반기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내용 대부분이 후문가 치안문제였다.

늦은 시간에 혼자 다니는 여성을 뒤쫓는다거나 강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등 변태적 행위가 일어나기도 했고, 잠깐 담배피러 나간 사이 도둑이 들어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도 생겼다. 많은 자취방에 안전장치가 돼있지 않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관에 잠금장치가 돼 있는 경우라도 외부인의 통제를 100% 막기는 어려워 학우들은 스스로가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악덕 주인을 만나 고생을 하는 학우들도 많다. 기숙방에 살고 있는 학우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온다거나 일정시간이 되면 전기를 끊기도 한다. 어떤 학우는 하숙집에서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는 이유로 주인의 눈총을 받아 자취방에서 나왔다고 한다. 새로 이사를 할 경우에도 도배나 세금문제, 집세 문제로도 소소하게 손해를 보곤 한다.

한 학우는 이사할 때 도배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가 도배아저씨에게 심한욕설을 듣기까지도 했다. 교내 자취나 하숙 등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학교의 복지혜택이 절실하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등록금 동결 소식으로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주거비용으로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고 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은 학비난ㆍ주거난ㆍ취업난이라는 3중 고통이 다가온다. 지식의 창고인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로 학우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학생복지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박미정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