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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발언대]후배들을 받기가 부끄러운 선배

보통의 새내기라면 대학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안고 있을 것이다. 고민이라고 해도 관록 있는 선배들에 비해 떨어지는 자신의 주량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사범대의 한 학과에서는 더 크나큰 중압감이 새내기들을 누르고 있었으니, 바로 ‘복수전공’이다.


교육학과에서는 임용시험을 보기 위한 자격으로 교원자격증(정교사 2급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다른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08년도 이전까지는 부전공을 통한 교원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길이 많았지만 학사과정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개정됨으로써 선택권이 대폭 줄어들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내 이야기가 한 학과생의 푸념으로 들릴게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대학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국지전이 국제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말한 이야기가 일부 학과에만 국한되는 것일지라도 최근 등록금 동결과 동시에 발표한 수강신청 가능 학점을 최대 19학점까지 축소하기로 개정된 학칙은 09학번 이후 모든 학생들에게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교 측에서는 졸업 요구 학점과 교양 필수 학점도 같이 줄였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공대생들의 아빅(ABEEK) 학점이나 복수전공 인정 이수 학점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최대 이수 가능 학점을 축소시키면 전공 이외의 강의를 수강할 엄두는 내지도 못하게 된다. 심지어 방학 때도 모자란 학점을 매우기 위해 계절학기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들로 학교는 붐빌 것이다. 학교 측은 실질적 등록금 인상과 방학 때도 학구열이 넘치는 학교 이미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된 셈이다.


등록금이 동결됐으니 굳은 돈으로 술이나 마시고 있을 일이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빼앗겼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얼마 있지 않으면 입학하는 새내기들에게 당당하게 술 받으라고 할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선 말이다.

김재환(교육ㆍ1)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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