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동상’ 복원 문제에 대해 현재 총학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이러한 총학의 무조건적인 반대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공과(功過)를 비교했을 때, ‘과(過)’가 지나치게 부각됐다는 이유에서다. 근현대사 교과서도 수정되고, 일각에선 건국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자는 얘기도 나온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설립한 인하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말년에 독재를 했다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그러나 하나의 잘못으로 모든 인생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는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 받고 미국으로 망명 후에도 임시정부의 수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했다. 모두가 무력투쟁을 생각할 때 ‘대한독립’을 외교적 관점에서 생각한 조선의 엘리트기도 했다. 좌우간 이념대립이 극에 달한 광복 후에는, 미-소 신탁통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UN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오늘날 상전벽해를 무색케 할 정도의 발전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민주투사 김대중, 서민의 대통령 노무현도 이승만이 닦아 놓은 자유주의 토대에서 가능했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번갈아 가며 정권을 차지할 만큼 공화주의 정신이 살아 있는 것도 이승만 전 대통령 덕이다. 역사를 평가할 때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의 시각으로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6.25 때 밥을 못 먹어 힘들었다”는 할머니에게 “그럼 피자라도 먹지 그랬냐”고 말하는 손자의 모습과 다름없다.

‘이승만 동상’ 복원은 인하대학교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학교의 설립자가 몸서리치게 싫은 사람이라면, 입학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누구도 당신에게 인하대에 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당신이 선택한 학교에 와서 왜 정통성을 거부하는가. 동상 복원 문제는 학교 구성원들 간에 진지한 토론이 선행돼야겠지만, 무조건 반대만 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이정민(언정ㆍ3)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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