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
[데스크]협상력 없는 '지역대학'으로는 송도 이전 쉽지 않다

지난달 28일(월) 연세대의 송도캠퍼스 약대유치 추진에 대한 우리학교와 인천대, 가천의과대학 총장들이 반대 성명을 내면서, 안그래도 복잡한 송도 문제가 더욱 꼬여가고 있다.


오는 2011년부터 송도캠퍼스로 이전을 시작할 예정인 연세대의 학보인 <연세춘추>는 성명이 발표되던 날 「송도에서 새로운 도약을」이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내 송도캠퍼스 이전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인천의 시립대학인 인천대 역시 지난달 송도 이전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추진돼 온 우리학교의 송도캠퍼스 이전 사업은 인천경제청과의 합의가 되지 않는 몇몇 부분으로 인해 계속 제자리걸음을 해 왔고, 3년이 지난 지금, 역시 같은 문제로,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다. 


지난 8월 인천대 총동문회와 우리학교 총동창회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역 연고의 뿌리조차 찾을 수 없는 연세대가 지역 할당 약학대학 설립 신청에 나섰다는 것은 지역대학의 근본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연세대와의 갈등은 평당 토지매입비 갈등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천시가 연세대에게는 50만원, 우리학교에게는 150만원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9월 송도추진단은 “우리학교는 지역거점대학인 만큼 충분히 기존 사례들과 동일한 가격으로 대우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송도 이전 문제에서 늘 나오는 이 ‘지역’ 논리가 이제 조금 낯뜨거워지려 하고 있다. 일단 대체 그 동안 송도캠퍼스 이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부터 의문이다. “~만 합의하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만 조율하면 바로 이전을 진행해도 무리가 없는 단계” 등등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 왔지, 2008년 이후부터는 가시화된 사업 하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 본사에게 송도캠퍼스 홍보기사를 내달라고 하길래 “진전된 사업들을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아직 진전된 것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던 꽤나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다.


연세대는 송도캠퍼스에 가장 먼저 입주를 신청했기 때문에 40만평에 달하는 가장 큰 부지를 가장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애초 인천시가 송도캠퍼스 이전을 요청했을 때는 거절을 했다가 뒤늦게 제발로 신청을 했고, 그 때부터 주야장천 ‘지역거점대학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만 하며 무의미한 시간을 날렸다.


이번 연세대의 약대유치에 반대성명을 낸 근거 역시 오직 우리가 인천지역 대학이라는 논리 뿐이다. 게다가 아직도 토지매입비라는 가장 중요한 이전 조건조차 합의하지 못한 판국에, ‘약대유치'까지 신경쓰는 것은 사실상 ‘김칫국’이 아닌가.


물론 이왕이면 같은 지역 내에 있는 대학들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틀린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항상 같은 ‘무기’만을 내민다면, 그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무기가 아니라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작년 9월과 올해 10월의 송도 취재에서 정말 판박이처럼 똑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11월 안에는 모든 협상을 끝낼 예정”이라는 말이다. 내년 가을, 본사가 세 번째 똑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하나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