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아리 연합회 회장이 삭발식을 거행하고 ‘동아리가 뿔났다’며 인경호에 섬을 띄우는 등 본격적으로 학교 측에 동아리 자치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연에서 동아리 자치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학교측의 부실한 지원 때문이다. 동연은 학교가 동아리 실적을 중시하고 있으며 우수한 실적한 가진 증거자료를 가져와야 요구안을 들어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한다. 또한 실적이 우수한 동아리에게 지원하고 나머지 동아리는 통폐합 시키는 것이 어떠냐는 소리를 듣는다며 실적 보다는 동아리 자체의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토로했다. 그리고 동아리 회장 장학금 확대와 교비지원금을 증액시켜 동아리 자치 활동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학교 측은 반응은 없다. 동아리 지원은 열악하다. 특히나 공간지원은 더 열악하다. 공간이 없어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풍물패들은 소음으로 인해 학우들에게 쓴소리를 듣고 있다. 모든 동아리 활동이 조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특히 소리가 큰 밴드부나, 풍물패 등은 공간마련이 시급하다. 더군다나 공부를 하고 있는 학우들에게까지 피해가 간다면 학교에서는 동아리 공간마련을 시급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측은 공간문제가 고질적인 문제라며 송도이전만 내세우고 있다. 송도이전 문제가 확실하지 않는 판국에 교내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내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생회관 리모델링 공사로 연극영화과 강의실을 마련해 준 것처럼 교내에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지난 2004년에도 동연은 동아리 자치권 쟁취를 위해 삭발식, 피켓시위, 단식투쟁 등을 전개했다. 하지만 그 당시 학우 전체의 자치권을 위한 것이므로 용인돼야 한다는 의견과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인 집단행동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당시 동연은 피켓시위를 벌이고 후문에서 단식농성도 했었는데, 많은 학우들이 동연에서 하는 시위를 하는 정확한 이유와 실정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동연은 여전히 학교를 상대로 자치권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그들이 무엇 때문에 투쟁을 하는지 원인조차 모르는 학우들이 상당수다. 자치권 투쟁을 벌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아리에 가입돼 있지 않은 학우들에게 어떤 점이 동아리에게 필요한지 홍보를 하고 학우들을 설득시켜 동의를 얻는 일이 학교를 상대로 투쟁하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

성균관대학교의 경우에도 지난 2007년 동아리 자치권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그런데 우리학교와 다른점은 동연 뿐 아니라 문과대와 사회대도 함께 참여해 동아리 공연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학교도 무조건 투쟁이 아닌 하나의 문화행사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번 ‘후문가 불가능은 없는 축제’는 단순 투쟁이 아닌 문화제 행사로 기획해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동연 자치권 투쟁 역시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은 학우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는 행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박미정 편집부장>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