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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성공적인 ‘영리화’는 있어도 성공적인 ‘민영화’는 없다

인천공항, 우리금융, KIT, MBC, 민영화, 민영화, 민영화 … 그야말로 민영화 정국이다. 인수위 시절부터 국가재정 및 국민부담 최소화를 목표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개혁을 표방하던 이명박 정부는 그 ‘개혁’의 모든 방법론을 ‘민영화’로 귀결시키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 ‘민영화’라는 것은 결국 ‘공기업으로는 선진화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점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공공의 복리를 생각해야 하는 공기업과 자체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은 그 기반부터가 명백히 다르다. 그렇다면 공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 민영화를 하는 순간, 공기업은 선진화되는 것이 아니라 ‘소멸’되는 것이며 사실상 새로운 민간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공리’과 ‘복지’라는 짐을 벗어던지고 한층 가볍게 탄생한 민간기업은 맘 편히 영리추구에 집중해 ‘독점'과 ‘인상’ 노선을 타게 된다. 영국의 히드로공항과 호주의 시드니공항은 민영화 이후 여객이용료가 공공부문 공항대비 각각 6배, 5배 높아졌다. 볼리비아 코차밤바 상수도시스템 역시 99년 민영화 이후 수도요금이 3배 뛰어 폭동이 벌어진 바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요금이 오른 만큼 서비스의 질도 올랐냐 하는 문제가 남는데, 그 역시도 보장되지 않는다. 공기업일 때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45위를 기록하던 영국의 히드로공항은 민영화 이후 103위로 떨어졌다. 또다른 민영화 사례인 덴마크의 코펜하겐공항은 1위에서 30위라는 황당할 수준의 평가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한 민영화가 된 공항들은 수익성 중심의 운영에만 치중해 안전에 대한 투자나 교육에는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어 운항사고가 빈발하기도 해 물의을 일으켰다.


더 큰 문제는 민간기업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특별히 항의하기도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는 공기업이 공공성을 무시하면 ‘질타’를 받지만 민간기업이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는 ‘칭찬’을 받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 


결국 우리 사회에 성공적인 ‘영리화’는 있어도 성공적인 ‘민영화’는 있을 수 없다. 주체를 소비자가 아닌 주주로 놓을 경우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잠깐 붙여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주주에게도 ‘대박 성공’은 기대하기 힘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공항 톱텐 리스트의 상위 5개 공항은 모두 정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코차밤바 역시 폭동 이후 결국 국유화로 돌아왔다.


즉 진정으로 공기업의 선진화를 하려면 공기업 체계 자체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취약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려는 발상부터가 필요하다. 타이틀 자체를 바꾸어버리는 순간 그는 ‘공기업 선진화’로 포장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영리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무조건 민간기업에게 경영을 맡긴다고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공기업 틀 안에서도 효율적인 투자와 복지를 통해 충분히 선진화를 이룩한 선례들이 많음을 인식해야 할 때다. 그런 다음 그 선례들을 연구하고 따라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더 이상 모순 없는 ‘공기업 선진화’를 기대하는 바이다.

<김하나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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