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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걷고 싶은 거리’ 사업, ‘걷고 싶지 않은’ 과정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도 경기부양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민간부문의 역할이 부진해졌고 이에 정부가 경기부양을 하기 위해 돈을 풀어 여러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다보니 일시적으로 돈이 풀렸고 효율적인 배분이 되지 못해 집행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사전 계획도 없이 자치제 등에 예산 조기 집행을 주문해 낭비성 공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에 다다랐다. 설계도 안됐는데 예산이 집행되는 등 내년 선거를 앞둔 지자체들 사이에 전시용, 선심성 등 ‘보여주기’ 사업들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후문에 진행되고 있는 ‘걷고싶은거리’ 조성 사업도 선거를 앞둔 공무원들의 ‘보여주기’ 사업들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53억원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인하로 540m 구간에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가 조성되며 100개 업소의 가판 360개가 교체된다. 형형색색의 간판을 말끔한 형태로 정리한다는 명목이다. 하지만 큰 예산을 들여 간판을 교체할 이유가 있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입간판 등의 불법으로 부착한 간판만 정리해도 효과는 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구청은 차보다 사람이 우선되는 거리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사업을 진행 중에 있지만 정작 공사는 주변상가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강행되고 있다. 이번 공사 때문에 후문근처의 상점과 노점상들이 며칠 동안 가게를 닫아야 하는 일이 상황이 발생했고, 배달차량과 공사차량이 좁아진 골목을 오가다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이 사업으로 학교 주변이 전부 공사판이 돼 안 그래도 마음이 심란한데 학생회관 리모델링 공사 또한 예정일 보다 10일이나 늦게 진행돼 학기가 시작된 지 한 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군다나 학생회관에는 방학 중에도 활동하는 동아리와 학생회, 언론사 등이 모여 있어 피해가 더욱 컸다. 본사만 하더라도 공사 초반에 천장공사로 인해 한동안 편집실에 들어올 수 없었고, 편집실 이용이 가능했을 때도 소음으로 인해 업무 진행이 어려웠다. 게다가 공사가 늦춰지는 바람에 늦은 시간까지 공사가 진행돼 소음에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 총학생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총학생회장은 짐을 창고에 넣어둔 상태다. 사범대 학생회에서 생활한다 하니 다른 동아리도 이같은 불편을 겪었으리라 짐작이 가능하다.


남구청의 거리개발과 학교의 강의실을 확충하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취지를 향해가는 과정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주변 상권을 짓밟으며 만든 거리를 누가 걷고 싶겠으며, 학생들과 직원들의 공부와 업무를 방해하면서 이룬 리모델링을 어느 누가 환영하겠는가.
 

깔끔한 거리와 편리한 실내 공간이라는 결과만큼 그 과정도 중요한 법이다. 과정을 위한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보여주기’ 사업이 아니라 인하인들과 주민, 상점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결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미정 편집부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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