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위태위태 로스쿨, “더 버틸 수 있겠니?”
   
 
     
 
<편주>
한 학기가 지난 로스쿨이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본사가 그 중 가장 불거지는 세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 보았다.
로스쿨,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파헤쳐 보자.

수도권 외곽 흔히 지방대학교라고 불리는 대학을 다니고 있는 A군. 그는 성공을 위해 로스쿨을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에게 처음 돌아온 충격적인 이야기는 바로 3년간 5천여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등록금. 농사로 자신을 뒷바라지하고 계신 부모님을 바라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법학과가 아니기에 사설 고시학원에서 기초 법학강의를 듣고, 생활비, 교재비를 합하니 어느새 1억원이 훌쩍 넘는다. A군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3년간 5천만 원 … 어마어마한 등록금에 학생들만 ‘피똥’
합격자 대부분은 명문대생, 학벌 위주 선발 논란
기초법지식 없는 비법학전공자들, 고시학원 수강에 이중고


로스쿨(Law School)이란 법조계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전문 대학원으로서, 로스쿨 제도는 미국 방식에 유례를 두고 있다. 학부와 분리된 3년제로서 다양한 전공을 가진 법조인력을 증가시킨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시작과는 달리 ▲지나치게 높은 학비와 ▲학벌 위주로 선별됐다는 의혹을 넘어 최근에는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목표가 무색해지는 ▲사설 고시학원에서의 기초 법학강의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
장학금 약속도 안지켜

일부 시립대학 로스쿨의 한 학기 400만원이라는 등록금부터 일부 사립대학은 천만원에 이르기까지 로스쿨의 등록금은 매우 높다. 이에 각 대학 로스쿨들은 학생들에게 최소 20%에서 100%까지라는 장학금 혜택을 약속했지만 정작 이를 이행한 대학은 세 군데밖에 없었다.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한 학우는 “공부도 벅찬데 비싼 등록금 생각까지 하니 힘들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비싼 등록금의 원인으로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로스쿨의 귀족화’를 꼬집었다. 강 의원은 “로스쿨은 국민의 다양한 법률수요를 충족하는 ‘국민을 위한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원래의 취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쿨의 신설은 ‘대학설립 운영규정’에서 정한 내용으로 결정하게 돼 있는데, 로스쿨의 경우 교수나 건물 기준 등이 일반 대학원에 비해 기준이 높다. 따라서 높은 등록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등록금 부담을 단순히 학생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안으로 적정 등록금을 설정하자는 이야기와 함께 정부와 사회가 등록금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명문대생 위주로 선발
서울ㆍ고려ㆍ연세대순

이어 로스쿨 합격 학생들의 대다수가 소위 명문대로 불리는 학교의 학생들인 것으로 밝혀져 학벌 위주의 편파 입학이 아니냐는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21>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방 로스쿨을 합격한 학생의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쿨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학교가 ▲서울대(381명/25.2%) ▲고려대(218명/14.4%) ▲연세대(206명/13.6%)순으로, 기존에 치러지던 사법시험 합격자순과 똑같기 때문이다. 이에 김동훈 국민대 교수는 “지방소재 로스쿨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는 것에 집중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이는 학벌주의를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초지식 없는 학생들
사설고시학원 수강 붐

최근에는 사설 고시학원에서의 강의 문제도 터졌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아 정규 수업만으로 로스쿨의 수업을 대비할 수 없는 비법학전공자들이 사설 고시학원에 몰려들어 기초 법학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ㅎ법학원의 한 로스쿨 강의 상담자는 “현재 기초 법학 내용에 대한 온ㆍ오프라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며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로스쿨을 이미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수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의 목적에 대해서는 “로스쿨의 학습 진행 자체가 비법대생들이 소화하기에 어려운 면이 많아 강의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로스쿨에서 비법대생들을 위한 보강강좌를 마련해 이를 흡수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 제도. 로스쿨 입학 적성시험 응시자가 전년대비 2200명 이상 감소했다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조사를 봐도 현재 로스쿨제도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지 못함이 증명되는 상황이다.


국민의 법률 접근성의 향상과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목표로 야심차게 출범한 로스쿨이 이처럼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관심과 법적 제도의 완비를 통해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접근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종훈 기자>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