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큼직큼직한 취재거리가 끊이지 않아 언론사들이 호황을 겪는다는 농담도 할 만하다. 게다가 그 사건들이 대부분 ‘비상식적’인 것도 호황을 한 몫 거든다.

대기업들의 방송 소유를 가능케 해 주는 미디어법이 참 부끄러운 모양으로 국회를 통과했고, 쌍용자동차 사태는 ‘제2의 용산참사’를 넘어 ‘내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사회에 슬픔을 안겨줬으며, 이런 대사건들로 인해 언젠가부터 포털에서 ‘4대강’이라는 글자는 보기 힘들어졌다.

지금까지 나열한 사건들은 그 안에 있는 정부가 마치 ‘이윤창출’만이 유일한 목표인 ‘막장 대기업’을 방불케 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던 국회의 모습을 보며 “아, 조중동의 힘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말보다 더 정곡을 찌르는 말이 있을까. 여당 국회의원들이라는 사람들은 그 귀했던 체면조차 던져버리면서, 또한 국민들의 엄청난 질타와 불신을 생산해내면서, 오직 대한민국 1%들을 위해 자신들의 한 몸을 그야말로 ‘희생’했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있어서도 정부는 용산참사라는 대비극의 역사를 잊은 채 또다시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지나친 공권력 투입을 강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측도 아닌 경찰 내부 문건에 “의약품 및 식수 등의 반입 저지” 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찰은 ‘사측에 고용된 용역’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밖에 건설 업체들의 호황을 책임져 줄 ‘4대강 정비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 붙이는 것도, 추진정책 미화 공익광고를 자체 제작해 열심히 내보내는 것도,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중심 세력이 일반 대기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사익추구집단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해 준다.

이처럼 ‘이윤창출’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상관도 없는 그 ‘장사치'들의 집권 하 오늘의 (주)대한민국을 보면, 사실 ‘CEO’라는, 대통령에게 칭하기에는 꽤나 비판의 의미가 강한 그 단어조차 유하디 유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총학과 학교가 체결한 2009학년도 2학기 등록금 협약서의 핵심 골자는 ‘등록금 분할 납부’였다.

처음 나오는 얘기도 아닌 이 정책이 새삼스럽게 반갑지 않은 이유는, 교육을 한다는 학교도 어쩔 수 없는 주식회사임을 또한번 절감했기 때문이다. “비싼 건 알고, 그런데 깎아 줄 수는 없으니, 대신 천천히 나눠 내라”는 발상은, ‘교육’과 ‘복지’를 추구해야 하는 학교가 할 발상으로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이처럼 학생들의 고통과 부담을 진정으로 덜어줄 근본적인 방안이 아닌 표면적으로 ‘덜어주는 척’에 그치는 정책을 환호하는 것 역시 조금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고로 ‘흥정’이란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선보다 더 높게 잡아야 성사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이다. 이러한 전략 없이는 ‘회사’들이 이득을 올리는 데에만 도움을 주는 우매한 ‘소비자’가 될 것이 아닌가.

<김하나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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