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정치인 노무현 씨가 서거했다. 그는 1946년 경남 김해의 가난한 농부 아들로 태어나 1975년 1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다. 하지만 1년도 안돼서 판사를 그만두고 인권변호사 길을 선택한다. 지금의 사법시험은 1,000명을 뽑지만 노 대통령이 사법시험을 치를 때는 50여명 뽑았다고 하니 지금과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야 들어가는 아주 힘든 관문이었다.

이렇게 과거의 사법시험과 2017년까지의 사법시험은 누구나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같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도 판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로스쿨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본인의 생각으로는 제2의 노무현 신화는 탄생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든다. 제2의 노무현 신화가 탄생할 수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돈이 많이 든다. 본인이 알기로는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연간 2,000만원의 등록금이 들어가며 그 외에도 교재비, 식비, 교통비 등등 기타 잡비를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결국 돈 없는 서민이나 가난한 농부의 아들 같은 경우 입신양명을 위해 노력해도 돈이 없으면 로스쿨에 진학하지 못하므로 제2의 노무현 신화가 탄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둘째, 로스쿨의 취지와는 다르게 로스쿨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학력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른바 스카이대학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물론 대학갈 수 있는 실력이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못간 것이 아쉽다. 하지만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듯 사회는 점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교육적인 제도도 경제적인 논리에 휩싸여 강남 타워팰리스에 사는 서울대 출신에게 유리한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대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어수선한 이 사회분위기 속에 28살 청년은 진로에 대한 고민과 사회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을 해본다.

민주주의는 무엇이며, 진정한 자본주의는 무엇이냐고…….

최세환 (법학ㆍ4)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