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중앙대, 신라대, 경남대, 영남대, 경상대, 동아대, 부산대, 충북대, 충남대, 한남대, 성균관대, 연세대, 성공회대, …….

이 많은 대학들은 요즈음 우리나라의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를 우려해 시국선언을 한 교수들이 있는 대학들이다.  지난 3일 서울대와 중앙대를 시작으로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많은 대학 교수들이 일제히 “현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심각한 후퇴를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런 판국에, 어떤 기사에도 우리학교 교수들의 이름은 보이질 않는다.  우리학교 교수회에 전화를 해 보았다. 혹시 우리학교 교수회도 어떤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담당직원은 이번 시국선언 상황과 관련해 회의를 열거나 한 적은 없고, 원래 교수회는 외부 활동보다는 교내 활동을 중시한다고 했다. 단 한 번도 교수회의 교내 활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 그것조차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교수님들의 교내 복지 문제와 관련한 불편사항 등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국선언 같은 ‘외부 일’과 관련해서 논의를 할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을 해 왔다.

다음으로 전국교수노동조합에도 연락을 해 봤다.
“인하대학교 교수님들은 거의 활동을 안 하시는데요.”
전화를 받은 담당직원이 멋쩍게 웃었다.

지난 4월 이본수 제12대 총장 취임 기념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인천의 지역신문 기자들이 우리학교 교수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중요한 지역 문제를 취재할 때마다 우리학교 교수들은 관심이 없고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말을 꺼려, 오히려 타 지역인 서울권 대학 교수들에게 인천의 지역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늘 느끼던 부분이었는지라 새삼스런 씁쓸함은 들지 않았었다.   ‘교수’란 전문적 학문을 깊이 연구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명백히 사회적인 직업이다. 각 교수마다 전공 분야라는 것이 있어 ‘전문성’ 면에서도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가진 사람이 이 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발언하지 않는 것을 두고 그것을 개인의 성향이나 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예비 사회인들이라 할 수 있는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소양을 가르치고 전문적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대학교의 교수가 사회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연구실에만 들어앉아 사회와 유리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지 않은가.

중요한 사회 문제들에 있어 우리학교 교수들이 앞장을 서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비단 우리학교 뿐 아니라 모든 대학의 교수들이라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지역 사회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뿐이다.

지금보다는 좀 더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교수들의 모습을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김하나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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