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학우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또는 봉사를 위해 멘토링을 선호하는 듯 보인다. 주로 초등학교, 중학교를 대상으로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멘토링을 했었고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때는 작년 8월 방학에 빈둥빈둥 집안을 굴러다닐 무렵 낯선 이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모교의 수학선생님이셨다. 몇 가지 부탁을 하셨는데 내용인 즉 모교에서 6개월간 애들에게 수학 좀 가르쳐주라는 것이었다. 당시 갑작스런 제안에 핑계거리도 없었거니와 간곡한 부탁인지라 별다른 저항 없이 수락하고 말았다.

약속한 날의 아침이 밝았다. 원래 멘토링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부담도 없었고, 한때 교사가 꿈이었던 나로서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내가 맡은 학생들은 고등학교 2학년 5명이였고 빈 교실에서 서로 인사를 했다. 그런데 하위권 학생들치고는 단정하고 눈에서 광채가 났으며 의욕이 넘쳐보였다. 일이 잘못 됐다는 직감한 나는 양해를 구하고 성적을 물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심화반 학생들이었던 거시다.

나는 실력이 좋은 학생들 덕에 준비도 많이 해야 했고, 어려운 질문들에도 대비해야 했다. 그렇게 멘토링을 하루하루 진행해가면서 때아닌 수능준비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정을 지나다니면 다른 학생들이 선생님으로 가끔 오해를 해 그걸 이용해 장난을 치기도 했다. 힘들어서 가기 싫을 때도 많았고 안 간적도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얻은 것이 더 많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학생들에게 진로, 성적 상담 등을 해주면서 화술도 늘었다. 또한 서로의 경험을 교환하는 등 과외와는 또 다른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한 번쯤 멘토링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김찬중 (정통ㆍ2)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