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선은 중국에 비해 땅도 좁고 상대적으로 국력도 약했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중국이라는 대국과 마찰하지 않고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방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사대교린정책’이다.

이 사대교린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은 개국 초부터 해마다 정기적으로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사대의 예를 하였고, 이처럼 명과 수시로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한 답례로 명나라는 방물을 보내왔다. 하지만 명나라는 조공과 사대의 예의 답례로 주는 회사의 형식 이외에는 모든 외국무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은 명나라의 선진문물을 얻기 위해서라도 사신을 보내 조공을 바쳐야 했다.

반면 조선의 대일본 교린정책은 왜구방지를 위한 평화적인 회유책이다. 조선이 남부 해안에서 빈번하게 노략질하는 왜구에게 금압을 요구하자 일본은 이에 응하며 그들은 조선에 사신을 파견하고 조선에서는 통신사와 회례사를 보내는 통교를 요구했다. 여진에 대한 교린도 여진족이 국경지대에서 벌여 온 노략질을 못하도록 달래는 회유정책으로 일본에 대한 정책과 가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사대는 명나라를 섬김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보장받고, 교린은 일본, 여진과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국방상의 문제들을 해소하였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진상과 회사 형식의 물물거래에 있었다.

이 사대교린정책은 정치적ㆍ경제적으로 최선의 방책이라 생각한다. 실리주의의 목적에 맞게 조선은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면서 선진문화를 들여올 수 있었으며, 일본과 여진에는 교린, 회유책을 폄으로써 안보문제를 해결해 국가의 이익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었다.

실리주의에 입각해 본 당시 조선의 외교정책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정책은 동북아시아 국제관계에서 통용된 지극히 보편적인 오교 방법으로, 현실 대응의 합리성을 가진 외교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김태웅 (중국어ㆍ4)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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