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여 년 전에 한 賢者가 들려 준 이야기다. 사냥꾼들이 사슴 사냥에 성공하려면 각자 자신이 맡은 길목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하지만 한 사냥꾼 옆으로 토끼가 지나갈 때 이를 본 그 사냥꾼이 자기 길목을 내팽개치고 토끼를 쫓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반면 이렇게 말한 賢者도 있다. 사람들은 오직 제 이익만 쫓는다. 그리 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자기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달성한다. 그들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려 하기보다 각자 자기 자신의 이익을 쫓는 편이 종종 더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한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어느 賢者는 자신의 소설에 팡그로스를 등장시켜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팡그로스가 단언하기를, 세상이 지금 이대로가 아닐 수 없음을 증명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 그렇다면 최선의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떠한가? 다들 저마다 토끼를 쫓느라 사슴을 놓치고 있는가? 각자 토끼를 쫓기보다 함께 사슴을 잡으려다 사슴도 토끼도 모두 놓치고 있는가? 존재가 최선을 증명한다고 믿고, 적자생존이 진보라고 믿고, 그러면서 다들 제각기 현실에 적응하려고만 하는가?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래서 20세기의 賢者에게 들어보기로 한다. 그가 말하기를, 이 세상은 사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항상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그렇게 관리될 수도 없다. 개인이 고립된 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 할수록 사회적 이익의 추구는 희미해지거나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대공황을 겪은 그 賢者는 이런 말도 했다. 100명의 사진에서 가장 예쁜 얼굴 여섯을 고르는 경쟁과 같은 것이 투자다. 이 경쟁에서 상금은 경쟁자들 대부분이 선호하는 얼굴을 고른 경쟁자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각 경쟁자는 자기 눈에 가장 예쁜 얼굴이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의 눈에 들 얼굴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경쟁자가 그리할 것이다.

20세기를 더 오래 살았던 賢者의 말도 들어보자. 시장질서에서는 사람들이, 오로지 이기적이든 아니면 매우 이타적이든,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목표가 더 진전되도록 한다. 개인들의 목표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상이하기 때문에 서로의 노력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공평을 위해 더 듣는 게 옳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총명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아주 비합리적이고 오류에 빠지기 쉬운 존재다. 각각의 오류들은 사회적 과정 속에서만 정정될 수 있다.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이 세상 이대로가 좋은가? 아니면 바꿔야겠는가? 무엇을 어떻게?

*다섯 賢者의 이름은 루소, 스미스, 볼테르, 케인즈, 하이에크.

김진방 경제학부 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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