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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노 대통령은 빨리 파병결정 하라

베트남 전쟁을 종결한 닉슨 대통령시절 미국의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 교수는 "외교정책에 있어서의 국민들의 무지함과 의회의 정략적 고집(비협조) 때문에 미국 외교는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키신저 교수의 지적이야말로 현재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우리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불안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노 대통령이 파병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우리 외교를 더욱 실패로 몰아가고 있는 점이다.

우리가 하루 빨리 파병을 결정을 해야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첫째로 체계이론에 의하면, 냉전 종식 이후 세계는 군사적 1극 체제 그리고 정치적-경제적 다극 체제에 살고 있다. 미국의 패권은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을 '위계적 삼각 구조' 내에 위치시키고, 국력의 강하고 약함에 따라 삼각 체제 내에 어떠한 곳에 위치가 결정된 국가들은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의 2차 동맹국인 한국은 위계구조의 정점에 있는 패권국가의 외교정책을 지지하고, 반대급부로 안보와 통상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권력이 강해지면 정점에 가깝게 이동하게 되고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은 패권국인 미국의 요청을 거절할 만한 외교의 자율성을 갖고 있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이유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그렇다면 우리가 거절했을 때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가'에서 연유한다. 사무엘 헌팅턴 교수는 역사적으로 패권국에 대한 여타 국가들의 대응은 네 가지로 나타난다고 했다. 첫 번째가 패권국가에 적극 협력하는 나라들로, 현재 영국, 일본 그리고 이라크 전쟁 이전의 프랑스, 독일 등이 있다. 두 번째는 대다수의 많은 나라들이 포함되는데, 이 국가들은 패권국가의 지도력을 싫건 좋건을 막론하고 따르는 것이다(bandwagoning). 세 번째는 패권국에 무관심하고 비협조하며 고립하는 경우다. 수교 이전의 중국과 현재의 인도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패권국가에 노골적인 반발을 하는 경우인데, 현재의 북한과 이라크, 리비아, 쿠바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경우는 첫 번째나 두 번째밖에 없다. 미국이 수립한 세계질서에서의 낙오는 자멸과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이나 이슬람국가들과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소원해 질 수는 있다. 인산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과 현재의 우리를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금 당장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 국민과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이후 파병에 대한 세부 사항들 즉 파병 인원과 시기 그리고 비용 문제 등을 미국과 협상하라. 파병결정이 빠를수록 추후에 얻어 낼 수 있는 것은 많다.

김의곤·정외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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