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이 되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어떤 까칠한 미래가 나에게 다가올지 두렵다. 이태백이 될지, 장미족이 될지 혹은 서른살의 사춘기를 겪게 될지 두렵다. 듣도 보도 못한 기업에 취직하게 될지 두렵고 나이값 못하고 부모에게 기생하게 될까 두렵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의 오늘은 항상 불안하다. 혹자는 나같은 대학생들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저당 잡혀 하루하루 살아간다”며 비판한다. 또 언론에서는 공휴족(쉬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근데 이런 현상, 이미 익숙해져서 새삼 이슈화하는 것은 지나치게 고리타분하지 않은가. 우리는 고등학교 때 불안하라고 교육받았다.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은 ‘지금 이 시기가 평생을 결정한다’고 강조해 가르쳤다. 불안감에 충만하여 공휴족을 비롯해 도서관에서 스펙을 키우는 대학생들은 교육 받은 대로 착실히 살고 있는 것이다.

휴일 없이 일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 공부를 했으니 그 관성으로 지금은 휴일 없이 일류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스펙을 키우는 것이다. 사회는 이들이 무작정 불안해 한다고 정신 상담을 받으라 할 자격 없다.

어떻게 살 것이냐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있다. 세계적 불경기와 일자리는 줄이고 부자들에게는 혜택을 주는 정부가 만난 스릴 넘치는 이 시기에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든 그건 개인의 문제이지만, 닥치지도 않은 미래에 벌벌 떨며 오늘을 사는 것은 슬프지 않은가.

신경 쓸 남편이나 여편이나 자식이 없는 지금 이 젊을 때, 좌불안석하기 보다는 실패하면 툭툭 털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오늘을 터프하게 사는 삶이 행복해 보일 듯 하다. 그런 오늘이 모여 당신이 원하는 당신이 되길.

차희재(독일언어문화 4)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