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최진실 자살사건이 발생한 후 인터넷에서는 ‘최진실법'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일어났다.

‘최진실법'이란 소위 말해 사이버모욕죄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익명성을 방패삼아 남을 비난하고 모욕하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버모욕죄를 새롭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먼저 익명제에서 실명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사람이었다가 모니터 앞에만 앉으면 악마로 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수없이 보지 않았던가. 하지만 실명제로 바꾼다고 해서 근거 없는 비난이 과연 사라질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우리학교 학우들이 다함께 모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터넷상의 공간이 있다. 바로 ‘자토장'이라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글을 실명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인터넷 공간보다는 질서 정연해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욕설은 없을 뿐 근거 없는 비난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은 간혹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는 실명제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흙을 휘저으면 다시 흙탕물이 되어버리는 것과 같다. 겉으로 보기에만 깨끗해 보일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지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법이 있어도 살인사건이 일어나듯이 다양한 규제가 있어도 인터넷 문화는 곧바로 좋아질리 만무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인식이다.

인터넷 공간도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비난과 비판은 점하나 차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근거 없는 비난은 서로에게 상처만 주지만 의식 있는 비판은 사고의 범위를 넓혀서 서로에게 발전을 가져다준다.

사소한 것 같지만 우리의 작은 인식이 인터넷 전체를 깨끗하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먼저 우리학교 학우들 인식을 바꿔보자. 우리의 열린 생각으로 언젠가 아름다운 인터넷 공간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이상균(한국어ㆍ4)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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