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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길] ‘땡박뉴스’시대가 오려나
   
 
     
 

땡전뉴스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과거 궁핍했던 시절의 방송환경을 일컫는 말인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의 진짜 의미를 아는 순간 피식하고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는 제5공화국의 전두환 정권이 주도한 불공정 보도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재임시절 그의 활동기사를 맨 먼저 보도한 데서 나온 것으로 아홉시를 알리는 TV화면의 초침이 띵… 띵… 띵… 땡~! 하면 뉴스가 시작되는데 첫 뉴스는 늘 “오늘 전두환 대통령께서는…”으로 시작됨을 비꼬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과거의 이런 상황을 그저 웃어 넘겨버리면 그만이지만 지금 우리 세대가 다시 듣게 될지도 모르는 ‘땡박뉴스’라는 코미디는 한여름 밤 열려있는 창문의 방충망 밖으로 흐릿하게 비춰지는 하얀 소복자락만큼이나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다.

최근 일부 매체에서 부실ㆍ방만 경영과 인사권 남용 등 그럴 듯하게 작성된 보도 자료를 통해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왜곡, 과장을 일삼아 많은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는데 이 또한 땡전뉴스와 같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사례인 것이다.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후 KBS 내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친다고 한다. 지난 30일 KBS 9시 뉴스의 불교도 법회 보도에서 스님이 들고 있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하라’는 팻말의  ‘퇴진하라’는 문구가 CG로 삭제돼 방영되고 3일에는 KBS의 젊은 기자들이 직접 추진했던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에 대해서 관련기자가 기사 승인 요청을 했지만 데스크에서 3시간이 넘도록 승인을 하지 않아 몇몇 뉴스는 보도되지 못했다. 또 오는 9일(화)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청와대가 패널 선정 등에 개입해서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같은 땡박뉴스에 대한 공포의 한가운데서 공영방송 수호 투쟁에 몸을 내던진 KBS의 젊은 기자들의 다짐과 결의가 언론의 독립성 사수의 토대이자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동안 이병순 사장 취임 후 한바탕 휘몰아 쳐댄 칼바람이 지나가고 KBS는 한동안 내부적으로 조용한 침묵으로 잔뜩 웅크린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제 KBS의 젊은 기자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어둠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KBS를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정실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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