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건물 안 곳곳에는 쓰레기통이 배치되어있다. 나중에 별도의 분리수거가 필요하지 않게끔 캔, 병, 일반쓰레기 등을 따로 구분하여 버릴 수 있게 학교측에서 꽤 신경을 써서 마련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쓰레기통조차도 제대로 이용 못하는 사례들을 종종 보곤 한다.

강의가 끝난 후, 복도로 우루루 몰려나가는 학생들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책상 위의 캔과 종이컵들이 바로 그것이다. 복도에 쓰레기통이 배치되어 있으면서도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인지, 강의실 안 구석진 곳에도 쓰레기를 담아두는 용도로 쓰이는 빈 박스가 하나씩 놓여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상 위에는 먹다 남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이, 강의실 바닥에는 캔이 나뒹굴고 있다. 그것들을 치우는 건 다음시간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의 몫이다. 잠시 후 그 강의를 듣고 난 후에 남겨진 쓰레기들은 다음시간에 들어온 학생들이, 또 남겨진 쓰레기들은 그 다음 강의를 들으러온 학생들이 치우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남겨진 쓰레기는 우리의 어머니뻘 되시는 아주머니들의 손에 의해 그때서야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간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이에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강의실을 이용하는 모든 학생들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문제다.

학생들이 교수님께서 칠판에 써주시는 글씨들을 놓칠세라 받아 적기 위해 피로한 눈을 비벼가며 공부하는 강의실은 바로 우리들의 것이다. 항상 학교측에 무엇인가를 바라기보다는 학교에서 마련해준 쓰레기통이라도 제대로 한번 활용해보자는 마음가짐 하나가 강의실의 분위기를 바꿔 가는 지름길이다.

김재현(경영 · 1)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