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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불길한 상상

대학 선거철 필자의 눈에는 언론의 관심이 전에 비해 의외로 많아 보인다. 재벌 3세가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온 까닭인지. 아니면 비운동권 약진으로 인한 한총련 해체를 조심스레 기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서울대 학생회 건설 실패. 필자도 자못 놀라웠다. 서울대는 현재 실패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듯 싶다. 3일간의 선거에서 이틀을 더 연장했는데 투표율은 고작 46% 정도였다니. 원인으로는 기존 학생회에 대한 불신과 일반 학우들의 바람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인하대로 고개를 돌려도 역시나 그리 자유롭지는 않은 듯 싶다. 사흘의 투표기간 동안 여느 대학과 같이 50%를 간신히 넘긴 채 학생회 선거의 무관심을 그대로 드러냈으니 말이다.

수년 전부터 대학 내에선 학생회 위기론을 이야기하며, 일반 학생들과의 괴리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사실 그 동안 학생회의 사회운동이 대학 내 학생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였음은 물론 반감마저 불러모았다. 더불어 기존 대학 내 사회운동 세력은 사회 정치세력으로 흡수되어 더 이상 대학 내 결집에 큰 힘을 싣지 않는 까닭도 있었다.

취업이란다. 자격증도 필요하단다. 대학 교정에서 들리는 울먹이는 소리들은 이제 매한가지가 된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해도 자격증이 있어도 불안한 신분으로 사회에서 홀로서야 할 판이다. 그러기에 학생회는 좀 더 편안히 공부할 수 있게, 좀 더 편안히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도와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들로 채워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 대학을 나온다 한들 관대하게 자신을 맞아 줄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필자는 왠지 서울 모 대학 선거의 ‘이기적인 총학생회’라는 모토가 걱정스레 보인다. 구성원들의 요구를 채워주는 학생회로 거듭나겠다는 후보자들의 생각은 백분 이해하겠지만 쉬쉬하던 대학 내 이기주의 목소리들이 이제 표면으로 드러난 셈이 된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대학 내 공동체 문화도 머지 않은 시기에 고전에 나오는 옛날 이야기로 들릴 것 같은 생각은 과연 필자만의 상상에 지나지 않은 일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김지환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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