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유럽으로부터의 이주한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나라이다. 아메리칸 인디언을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광활한 북미대륙을 독차지하였다. 그리고 다른 소수인종의 이민을 막기 위하여 이민조항을 만들어 한동안(1924-1965) 타민족의 이주를 막았다.
  1990년대에 바바라 박스 (Barbara Boxer)라는 정치인은 소수인종의 미국이민을 반대하며, 멕시코 접경에 국경수비대를 늘리고, 무장 헬리콥터로 24시간 감시를 하자고 주장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 미국인들은 미국이 다수 인종이 조화를 이루며 나름대로의 색채를 띄며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샐러드 보울 (Salad Bowl)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이중성을 띠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는 비공식적으로 100만이 넘는 한인 이민자들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는 비행기내에서 어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간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들의 지적수준과 기술은 백인들과 비교하여 현저한 차이가 없지만, 백인 동료들과의 대화와 읽고 쓰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차별을 받는다. 대부분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던 한인들도 백인 회사에 취직을 하더라도 2-3년 내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그만 두는 이유도 그러한 맥락이다.
  특히 미국에 14세 이후에 온 이민자들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지만 언어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 즉 14세 이전에 온 사람은 영어를 모국어 정도로 구사할 수 있지만 이후에 온 사람은 완벽한 영어를 할 수가 없다는 연구의 결과가 있다. 최근 화두가 된 조승희군의 경우 언론에서는 영어 실력이 모자라 친구들로부터 소외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경우 이민의 시기가 8세 전후이며, 비디오 테이프에 녹음된 그의 명확한 영어 발음과 영작 실력을 보면,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가진 것으로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학문적으로 14세 이후 미국에 이민 온 사람들을 이민 1세대로 규정하는데, 이들은 미국인 사회에서 활동하기가 어렵고 들어가더라도 전문기술직이나 스포츠, 기악, 성악, 미술 등에서 승부한다. 백인동료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직장에서는 인종과 언어의 벽을 넘기란 어렵다. 화이트 컬러의 한인들도 코리아타운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하는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엔지니어, 증권브로커, 경영컨설턴트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68%에 달하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노동직 (Blue Color)에 근무한다는 통계가 있다. 최근 이민자들의  70%가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그 중에 54%가 한국에서 엘리트 직장을 (white Color) 다녔다는 수치에 비해서 많은 한인들이 한국에서의 경력과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단순 노동직에 근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한된 직장 선택과 이상과 다른 현실은 이민자들에게 자아 능력에 대한 자멸감을 준다. 한국에서 교수직, 방송국 아나운서, 그리고 장군출신들이 미국 뉴욕에서 택시 드라이버, 구두수선집, 작은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거나,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가발집을 경영하는 등 한국인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정신분석 학자 호비(Hovey)는 이러한 정신적 고통을 다른 문화에 대한 동화 현상에 따른 충격(Culture Shock)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종차별, 언어능력, 경제 상황, 정신적 스트레스, 실업에 따른 좌절, 적은 임금과도 같은 경험이 미국문화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형성하게 한다. 버지니아 참사에 관련된 조승희군의 경우에는 과거 백인들에게 겪었던 문화적 충격이 이러한 비극을 유발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매년 11,000명의 한국인이 해외로 이주한다는 통계는 무조건적인 해외에서의 장점만 부각되는 현실보다는 이민 나름대로의 단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즉, 미국적 삶에 대한 시각을 좀 더 현실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성준(언론) 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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