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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은 학생총회에, 일부 준비단은 수업중

 날씨마저 그들을 외면했다. 지난 달 29일(목)에 진행됐던 학생총회가 결국 학우들의 참여부족으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학생총회 시작 즈음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학생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비는 그치질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총회에는 꽤 많은 학우들이 모여 올해 등록금 문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학생총회와 동 시간대에 진행됐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강연에 학생총회 준비단으로 보이는 몇몇 학우들이 보여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일반 학우들을 비롯해 여러 학생회 임원들과 준비단들이 비를 맞으며 학교 측의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동안, 학생총회 준비단 중 몇몇은 학생총회와 같은 시각 진행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CEO특강을 듣고 있어 학생회과 주장하는 ‘오후 수업 거부’에 대해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행동을 보였다.
 분명 학생회는 지난 총투표 당시 29일 학생총회 성사를 위해 오후 수업 거부에 대해 찬반 투표를 했다. 물론 투표율 부족으로 인해 그 사안이 공식적으로 결정이 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학생회 내부에서는 오후 수업 거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다. 학생총회 전날 이뤄진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총학생회 측이 협조문을 나눠줬고 이는 대부분의 단과대 회장 및 자치기구들에게도 전해졌다. 당연히 이는 준비단 임원들에게도 나눠졌음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물론, 학생이 수업에 들어가 수업을 듣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학생회의 일원이고 학우들에게 오후 수업 거부를 권하면서 학생총회를 성사시키려 했던 학생회가 수업에 들어가 졸고 있는 모습은 가히 보기 좋은 측면은 아닐 것이다.
 학생회는 과연 이 모습을 본 학우들에게 자신들이 주장한 수업 거부에 대해 어떤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적어도 필자가 신문사에 적을 두고 있어 학생총회 준비단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라면 필자 혼자만의 실망과 안타까움으로 그치겠지만, CEO특강에서 본 준비단의 모습은 올해 단체로 맞춘 후드티와 함께 지난 해 학생총회 단체티까지 함께 입고 있어 작년에도 학생총회를 준비한 학생회의 일원으로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작년부터 학생총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생회 일원으로 참여했던 학우가 이번 학생총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을 봤을 때, 학생회는 이번 학생총회 무산에 대한 책임을 날씨 탓으로 변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회에 실망스런 모습은 이것만이 아니다. 총회가 끝난 뒤 준비단 일부는 학생회관 4층에 모여 총회 준비단 뒤풀이를 가졌다.
 이들이 조용히 음주를 즐긴 뒤 해산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자신의 주량을 제대로 조절을 못한 이들이 학생회관 남자화장실의 소변기 옆 칸막이를 파손시켜 과연 이들이 등록금 인상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학생회가 맞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학교 측의 예산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적어도 자신들로 인해 학교 시설물이 파괴돼 생긴 불필요한 지출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학생회관 화장실의 경우 이전에도 몇 번씩 칸막이가 훼손돼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쳐 최근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얼마 안가 학생회 구성원들로 인해 파손된 모습을 보며 이들이 과연 학생회의 진정한 모습인지 궁금하다.
 이번 데스크를 쓰면서 마음이 참 무겁다.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학우들 모두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던 학생총회는 한사람 한사람이 아쉬워 무산이 됐고, 한 사람이 아쉬운 그 와중에도 CEO특강 좌석에 앉아 졸고 있는 학생회 준비단의 모습과 학생총회 뒤풀이 후 망가져버린 화장실을 보면서 학교를 비판하기 전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이 지금 학생회에 더 필요할 것이다.

김상우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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