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지령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12월 8일(수) 회사측의 가압류와 노동조합의 분열로 위기감을 느끼다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1월에 삼성 계열사로서는 최초로 노동조합을 허가했으나, 이후로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끊임없이 탄압을 해 왔다. 김 위원장은 타당한 이유없이 월급이 감봉됐으며, 집행부 관계자는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다 회사측으로부터 가압류, 손배 소송을 당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자살 직전의 월급은 단돈 2만원에 불과했다. 더구나 안타까운 점은 노동조합 조직화가 안 돼, 부당한 대우의 회사측에 항의하지 못했다. 사측이 ‘당근과 채찍질’ 정책을 잘 이용해 노동조합의 분열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의 노동자 탄압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8,90년대에는 구속수감, 연행, 폭력 등을 사용했지만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손해배상·가압류 등의 지능적인 방법으로 노동조합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회사측은 노조측이 임금, 노동환경 등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기 위해 파업을 하루라도 벌이면 시간당 수당을 임금에서 삭감하는 방식이나 보너스를 더 지급해 노조회원의 조합 탈퇴를 유도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손배나 가압류는 어떤 기업이든 매년 실시해 노동탄압의 전형으로 굳혀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노동조합 김서용 ‘김지령 추모위원회 위원장’은 “손배나 가압류는 법망보다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 노동자 집단을 철저히 세분화, 파괴시킨다”며 “아직 그에 대한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에만도 벌써 10명에 가까운 기업 노동조합 임원이 자살을 기도해 노조의 탈출구는 점점 협소해지고 있다. 대부분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청구액에, 단체교섭권 위반 혐의로 죽음을 맞았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이제 옛날과 같이 함께 모여 투쟁하는 분위는 사라졌으며, 개별적 싸움을 걸어야 한다”며 “정의는 항상 승리하니, 언젠가는 공평한 노동세상이 올 것이다”고 일말의 희망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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