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국인 투자 활성화 위해 개방에 무게중심
연합뉴스·언론 전문가, 외국통신사 의한 정보독점 우려

언론시장 개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 개방 압박과 더불어 정부에서도 방송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분야에 양허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한미투자협정 체결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언론^방송사에 대한 소유 규제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인하대학신문에서는 현재 언론시장 개방 상황과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 그리고 대응방안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WTO 출범과 함께 방송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분야의 양허협상이 진행되면서 국내 방송시장 개방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우리나라 국가기관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대해 개방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액 외국 기업이 투자한 자회사를 국내에 설립, 우리나라 언론 시장에 직접 뉴스를 판매· 공급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경영기획부 유택형 차장은 “통신시장이 개방될 경우 소수의 언론 선진국 통신사들이 정보를 독점할 뿐만아니라 나아가 정보 주권마저 지키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언론·미디어 산업은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언론·미디어 산업은 문화 정체성과도 직결되므로 제조업과 동일하게 취급해 개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한미투자협정(BIT)이 체결될 경우 스크린쿼터 등 문화산업뿐만 아니라 언론환경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영해(한신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40억 달러 경제 효과론, GDP 3% 증가론 등 재경부의 시나리오는 유입만 알고 유출은 모르는 소위 숫자놀음에 불과한 것이다”며 “가능성에 불과한 시나리오를 사실인 것처럼 과대 포장해서 광고하고 있는 것이 2003년 판 BIT 경제효과”라고 비판했다.
　
또한 신태섭(동의대 언론광고학)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은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익적 측면이 강하지만 외국자본이 침투해 언론사를 세우면 투자자의 시각만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BIT와 관련해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이 체결될 경우 방송시장에 끼치는 피해는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스크린 쿼터 피해 규모의 10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BIT가 체결에 되면 신문시장 보다 방송시장의 피해규모가 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문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의무강제 조항이 없기 때문에 BIT에 해당되는 조항이 없어 다소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방송시장에는 소유규제를 적용해 외국자본의 지분한도를 일간지 30%, 뉴스통신 25%, 정기간행물 25%, 케이블TV 방송국 및 위성방송 채널사용사업자 33%, 전송망사업자 49%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BIT가 체결되면 미국기업이 국내기업과 동일한 조건이 돼 방송에 대한 안정장치들이 무력화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BIT 항목 중 ‘강제부가금지조약’은 미국기업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법적인 규제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신태섭 교수는 “아직은 국내의 보수언론이 BIT문제를 크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정기간행물법 등을 무용지물화 시켜 신문이 방송사를 소유하거나 그 반대 경우의 구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명희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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