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냥 어린 표현이지만, 자원 없는 나라 한국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뜯어 먹으며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한다. 경영혁신과 정리해고로 기업자금 좀 돌아가면 으레 정치판에서 알게 모르게 뜯어 간다.
　
정치판의 돈은 결국 어느 유권자들한테 또 뜯겨간다. 정도경영을 하는 기업에서도 고객의 물욕을 노려 저축으로 갈 돈을 뜯어 간다. 그 돈으로 고용과 임금이 주어진다.
　
심지어는 막노동판에서 며칠 만에 하루일당 5만원 받아오면 기다리는 꾼들이 소주 한잔 사라며 뜯어 먹는다. 적법하게 국세청에서 뜯어가든지, 불법으로 조폭들이 뜯어 먹든지 그동안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뜯어 먹으며 이만큼 성장해 왔다.
　
최근들어 매년 일자리 10만개 이상이 중국으로 뜯겨가 버리는 한국에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뜯어 먹어야 하는가? 세계화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취업의 3대 열쇠로써 어학능력, 자격증, 그리고 전산 전문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만일 졸업과 함께 취업이 되지 않을 경우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단연 1년 고생하여 전산전문가가 되든지 중국어를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2년을 더 고생한다면 관세사, 공인회계사, 기술사 또는 영어학습에 전념하도록 권하는 바이다.
　
물론 이렇게 졸업 후 만든 열쇠도 맞는 자물쇠를 만나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열리지 않는 자물쇠는 빨리 포기해야만 여러분을 반기는 자물쇠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저히 이들 열쇠를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3년을 고생하여 30년을 누리는 선택을 권하고자 한다. 즉, 모두가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일을 택하여 바로 그 일을 통한 학습을 한번 더 해보는 방법이다.
　
현장에서 겪은 고난을 바탕으로 3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해도 그 보다 더 어렵지 않을 정도로 직접 겪어보자는 것이다. 경험을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도 좋고, 이를 자산삼아 작은 사업을 시작해도 좋으며, 시민단체의 주역으로 한국사회를 바로 잡아가는 인물로 성장하는 것도 좋다.
　
비록 남들처럼 만들어진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넓은 황야에 자신이 갈 길을 만들어 가는 선택이라 고난은 따르겠지만, 적어도 말 많고 어설픈 종교인보다 훌륭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샐러리맨보다 보람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비판하면서도 남에게 의존하려 하기 이전에, 정치인이 정치인을 구하고, 실업자가 실업자를 구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생각해 보라. 정치인이 정치를 포기하고, 실업자가 실업을 포기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디에 맞는 열쇠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 채 졸업에 임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되새겨 보기 바란다. 사무실과 아파트, 그리고 자동차 열쇠를 갖고 싶다면 우선 여러분의 어학, 자격, 그리고 전문능력이란 열쇠가 마련되어 있는지부터 살펴보기 바란다. 열쇠가 없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졸업 후 3년을 고생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삶은 이미 30년 앞을 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가진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박기찬 교수(경영)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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