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문화를 즐기다_웹툰] 인간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내가 왜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웹툰 <데이빗>은 작은 시골, 인간의 언어를 말하고 이성을 가진 아기 돼지 ‘데이빗’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데이빗은 축사를 운영하는 부부의 아들인 ‘조지’와 형제처럼 자란다. 한편 부부는 데이빗을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꺼려한다. 어른이 된 후 시골마을에 싫증을 느낀 조지는 말하는 돼지인 데이빗을 이용해 서커스단에 함께 들어간다.

말하는 돼지를 처음 본 대중들은 열광했고 데이빗은 대성공을 이뤘다. 평생을 제한된 공간에서만 지내온 데이빗에게 대중들의 관심은 달콤했다. 점점 유명세를 타던 데이빗은 인권 운동가 ‘캐서린’을 만나고, 그녀에게서 자신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전해 듣는다. 사람으로 대우받고 모두에게 환영받는 줄 알았던 데이빗은 큰 회의를 느끼고 조지의 곁을 떠나 캐서린의 편에 선다.

어느 순간 데이빗은 캐서린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에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데이빗을 지지하고 사람으로 인정해 주던 그녀조차도 그의 외형에 본능적으로 혐오감을 느껴 거절한다.

데이빗은 결국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헌법을 통해 인권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정작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빅요크를 떠난다. 고향으로 돌아온 데이빗은 어느 한 맹인 도축업자를 만나고 그의 손에 죽음을 맡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다”고 답한다.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기는 데이빗을 비추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웹툰은 채색되지 않은 흑백으로 그려졌다. 이를 통해 독자는 그림보다 대사에 집중한다. 더불어 ‘인간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상기시킨다. ’데이빗이 돼지인가, 인간인가’ 하는 문제에 몰입하도록 만든 것은 그의 설정에 있다. 친숙한 강아지, 고양이도 아니고 혐오스러운 벌레도 아니다. 그 중간에 있는 ‘돼지’라는 생물은 독자로 하여금 작품의 주제 의식에 집중시킨다.

등장인물들은 외형만 인간의 모습일 뿐, 가치관, 생각, 환경 모든 것이 다르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으로 정의된다. 데이빗을 인간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그 의미를 내면 혹은 가치관의 중시에서 찾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과연 인간일까’ 하는 질문은 오직 데이빗에게만 집중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빗을 인간으로 정의하는 독자마저 이러한 설정을 문제 삼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혹은 그들이 서로를 인간이라고 정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형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당신은 데이빗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저 말하는 돼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가? 작가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웹툰이라는 매체를 통해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권준현 수습기자  rnjswnsgus4880@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준현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