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대학 본교
[보도] 대의원총회, “예산정지 규정위배 아니다” 이유는?

법제해석특별위원회(이하 법해특위)가 내린 첫 규정위배심판 결정이 대의원총회서 부결됐다. 법해특위 측은 예산정지 징계가 「인하대학교 중앙학생회칙(이하 중앙회칙)」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심의 결과를 대의원총회에 보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심판은 조형예술학과 학생회장 등 4인이 “예산정지 징계는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 원칙과 헌법과 형법이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열렸다. 약 두 달간 심의 기간을 가진 법해특위는 재적 위원 7인 중 찬성 6인, 반대 1인으로 청구인 측 주장을 수용했다. 헌법과 형법을 인하대학교 학생사회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우나, 해당 조항이 중앙회칙에도 위배된다는 취지다.

심의 결과가 나온 후 총대의원회는 지난 1일, 제3차 정기총회(이하 정총)를 열어 해당 결정문의 인용 여부를 심의했다. 중앙회칙 제121조에 따르면 법해특위 결정이 효력을 가지기 위해선 재적 대의원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표결 결과 찬성 28인, 반대 28인, 기권 18인으로 과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행복추구권 vs 행정상 필요

법해특위 위원 다수와 반대 대의원의 의견이 가장 엇갈린 부분은 ‘행복추구권과 예산정지의 행정상 필요성 중 어느 쪽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가?’였다.

찬성의견을 낸 권예중 법해특위 위원장은 결정문에서 중앙회칙 제8조 제3항이 ‘회칙에 열거되지 않은 권리’까지 보장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회칙상 권리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또한 행복추구권으로부터 책임이 없는 자는 처벌할 수 없다는 ‘자기 책임 원칙’이 도출되므로, 사업 수혜자인 학생들과 후임 학생회에까지 불이익을 주는 예산정지 징계는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권 위원장은 예산정지 징계를 대체할 수단으로 해당 자치기구 감사결과를 이후 예산안 심의 때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반대의견을 낸 김다혜 사회과학대 상임의원은 “예산안 심의는 ‘안’ 자체를 보고 판단해야지 지난 학기의 행보를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예산안 부결은 예산정지 처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사회는 국가와 달리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 처리를 위해선 예산정지와 같은 유인이 필요하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사범대 대의원회도 반대이유서를 통해 “많은 단과대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특별감사가 예정돼 있거나 이미 특감 최종결과가 나온 상태”라며 “지금 예산정지를 무효화시킬 경우 감사특별위원회나 피감기관에 혼란을 야기하거나 이미 나온 결정을 번복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법해특위 권한의 한계?

법해특위의 권한에 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규정위배심판은 하위 규정(세칙)의 상위 규정(중앙회칙) 위배 여부를 심사한다. 인하대학교 중앙학생회칙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과 형법을 근거로 제기한 이번 규정위배심판 청구가 법해특위 권한 내에서 심의될 수 있는지에 대해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이 충돌했다.

찬성의견을 낸 권예중 위원장은 “법해특위나 학생회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인하대학교 학우들도 규정위배에 대한 신청이 가능해야” 한다며 “위원은 청구인의 청구에 대해 엄격하게 요건을 검토하는 것이 아닌 청구 의도를 파악해 중앙회칙 또는 중앙세칙에 따라 규정을 위배하는 사항이 없는지 검토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소수의견을 낸 김선빈 위원은 “공청회를 통해 청구인들에게 예산정지와 관련된 감사시행세칙 조항이 중앙회칙의 어떠한 조항을 위배했는지를 질의했으나 하나같이 잘 모른다고 답했다”며 “청구인의 입에서 언급되지 못한 중앙회칙 조항에 대한 위배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다소 과다하게 확대해 심의하는 건 아닐지” 우려를 표했다. 김 위원은 이어 “이번 사건은 요건 미달로 각하(*)”하고 “이 과정에서 인지하게 된 학생의 자유와 권리 침해 우려는 총대의원회나 관련 학생자치기구에 의견서를 송부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칙개정을 주도했던 권수현 총학생회장도 “처음 법해특위를 만들었던 취지는 세칙이 중앙회칙을 위배하는지, 자치회칙이 세칙을 위배하는지 등을 심사하는 것”이었다며 “규정위배심판에 헌법상 권리를 끌어다 쓰는 건 법해특위 역할에 대한 확대해석”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해당 결정문 자체가 대의원총회에서 부결되면서 다수를 차지한 찬성의견이 결정례로 남지는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추후 다른 사안으로 규정위배심판이 청구될 경우 해당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청구 절차상 하자가 있을 때 해당 사안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끝내는 처분.

이기원 기자  qnal44@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