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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대의원회의 ‘창조 해석’입니다. 근데 이제 민주적 구색만 곁들인.
이재원 편집국장

총대의원회(이하 총대)의 확대 해석이 도를 넘었다. 총대는 지난 22일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의 징계권 행사를 규정한 감사시행세칙 전부개정안을 상정시켜 끝내 통과시켰다. 징계권은 중앙학생회칙 어디에서도 규정되지 않은 대의원의 권한이지만 총대는 기어코 의결을 밀어붙였다. 총회 당시 본지 기자가 이를 지적하자 총대 측은 '어찌 됐든 없는 권한을 창조해낸 게 아니라 원래 존재하던 권한을 세칙으로 명시하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거야말로 최상위규범인 중앙회칙 틀을 벗어난 창조해석이자 확대해석이다. 최소한의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존중한다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발상이다. 왜 이참에 아주 '일반학우 해석 거부권 ', 'O, X 답변 요구권'도 만들지 그러나.

총대의 확대 해석 퍼레이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무기한 예산정지 셀프 해제 당시에도 총대는 회칙에 명문화되지 않은 절차를 창조해 냈다. 회칙 그 어디를 봐도 대의원총회의 징계 해제 권한 이 명문화돼있지 않지만 안건 상정을 밀어붙여 끝내 통과시켰다. 총회 당시 '학생총투표로 해제하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대의원총회는 학생총투표에 준하는 의결력이 있다'는 이유와, '학생총투표라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간 감사특별위원회 밀실 합의로 무기한 예산정지를 풀어온 관례를 깬 점은 고무적이지만, 총대는 그 관례를 깬 이유로 ‘민주적 정당성 제고’를 꼽았다. 그렇다면 회칙 그 어디에도 규정되지 않은 대의원총회 의결력에 대한 해석과 현실성을 따지는 판단은 도대체 어느 나라 민주적 발상이란 말인가.

그 와중에 경악스러운 건 이런 총대의 행보를 대의원 그 누구도 제동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위 두 차례의 총대 확대 해석에 대한 의결 결과는 ‘압도적 찬성의 가결’. 창조 권한을 시전한 총대도 문제지만 그걸 그대로 통과시킨 대의원들의 사고방식이 궁금하다. 정말이지 대의원총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제멋대로 행한 해석에 민주적 구색만 슬쩍 얹어주는 허수아비 집단이 아닌가 싶다.

물론 총대의 유권해석권, 대의원의 세칙 제·개정권 모두 회칙상 규정된 권한이라는 건 부정할 수없는 사실이다. 대의기구로서 필요한 경우엔 적극적으로 해석권을 행사하고, 의결로써 힘을 실어주는 것 또한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앙회칙이 정한 범위 내에서만 행해져야지 감히 그 이상을 넘보려 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설령 학생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도, 적어도 지금 대의원회가 판단할만한 사안이 아니다.

올 초 회칙개정으로 막강해진 대의원 권한의 배경에는 ‘대의원 직선제’를 통한 대표성 제고라는 기저가 깔려있다. 추첨제만도 못한 추천제로 뽑힌 경우가 수두룩한 현 대의원들에게 일말의 대표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 대의원회는 중앙학생회칙 부칙의 유예조항 하나 덕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임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부디 20페이지짜리 중앙회칙을 한 손에 쥐고 해석이든 의결이든 하길 바란다. 아 물론 폼으로만 곁들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이재원 편집국장  ljw3482@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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