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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활짝 열린 편입의 문, 여전한 고충

2023년 본교에 입학한 편입생 수는 32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6년 95명이었던 편입 전형 입학생 수는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1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해 왔다. 대학의 중도탈락 인원이 증가하며 이들의 공석을 편입생으로 채우다 보니 편입학의 문호 역시 확대된 것이다. 이제는 주변에서 편입생을 흔히 볼 수 있지만 과거부터 그들이 호소해 온 문제는 지금까지도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558명의 편입생,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남모를 어려움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들은 학점은 어디로 갔나요?

“4학기 만에 졸업은 꿈도 못 꾸죠. 계절학기까지 수강해도 최소 5학기라 막막해요.” 임근찬(항우공·4)학우는 전문대학 유사계열에서 본교 항공우주공학과로 편입했으나 전적대학에서 이수한 일부 전공 학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본교 「편입생의학점인정에관한내규」 제2조 제7항에 따르면 전공학점인정은 18학점 범위 내에서 교과과정상 동일(유사)과목에 한해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18학점을 모두 인정받는 경우는 드물다. 학과에서 제시하는 학점 인정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편입생들은 전적대에서 수강했던 전공 과목을 재수강하고 초과학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임근찬 학우는 “일부 과목의 경우 전적대학에서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안 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는 졸업시기가 늦어지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정받지 못한 전공 학점은 ‘기타학점’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편입생들에게 기타학점은 ‘없는 학점’이나 마찬가지다. A 학우(기계·4)는 “기타학점으로 인정은 해주지만, 사실 교양학점과 전공학점은 따로 채워야 해서 4학기동안 109학점을 들어야 한다”며 “인정은 받았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이수 학점과 늦은 졸업에 대한 부담으로 대다수 공과대 편입생은 공학교육인증(ABEEK)을 포기한다. 공학교육인증은 학부 졸업생들의 공학 실무 능력을 인증하는 제도로, 이를 이수하기 위해선 추가 전공 학점을 들어야 한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지원자를 선호하기에 많은 공과대 학부생들은 공학교육인증을 취득한다. 그러나 편입생은 취득자수가 적다. 전적대학에서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교과목을 수강했더라도 인정받기 어려울뿐더러, 수강해야 하는 학점이 많아 프로그램 이수를 위해선 1년 추가 학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A 학우는 “졸업 이수 학점을 수강하기도 벅차서 대부분 편입생들은 공학교육인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금진 공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은 “편입생 가운데 공학인증 트랙으로 진입하는 학생이 예전보다 늘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그 수가 미미하다”며 “학교 차원에서 편입생들이 공학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수용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입학했지만 누리지 못하는 것투성이

일부 편입생은 학교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다. 추가 합격으로 입학한 편입생의 경우 2차 수강신청만 가능해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기 어렵다. 2023학년도 1학기 1차 수강신청 기간은 2월 15일이었으나, 3차 이후 추가합격생의 경우 1차 수강신청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가 이뤄졌다. 때문에 1차 수강신청이 이뤄진 후 남은 강의를 수강할 수밖에 없었다. 임근찬 학우는 “2차 수강신청 기간이다 보니 (강의) 자리 남는 걸 주워듣는 식으로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홍성진(정외·3) 학우 역시 “재학생이나 최초합격자 학우와 달리 개강 전까지 수강신청을 할 기회가 단 한 번뿐이었다”며 수강신청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편입학 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합격자 발표 및 등록 날짜를 대학의 재량껏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한다. 이에 임근찬 학우는 “편입생 추가합격 기간을 수강신청 기한 앞으로 당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편입 이후 첫 학기 생활관 입사가 불가능한 점도 불편요소로 꼽혔다. 본교는 지역별 거리 점수와 성적을 합산해 생활관생을 모집한다. 그러나 편입생의 경우 성적자료가 없기에 생활관 신청이 불가하다. 편입생 B(환공·4) 학우는 “자취를 할 여력이 안 되는 입장에서 첫 학기 기숙사 입사가 불가능하다는 소식이 청천벽력 같았다”고 당시 고충을 전했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인터뷰에 응한 편입생 가운데 대부분은 학교 생활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본교는 입학 이후 수강지도안내 및 학점인정내역을 담은 메일 한 통을 제외하면, 편입생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입학 이후 학과는 물론 동아리, 학생자치기구 등 학내 인적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점은 편입생에 있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미 유대감이 형성된 집단에 들어감에 따라 소외감을 느끼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구병준(경제·3) 학우는 “발로 뛰어서 친구를 사귀지 않으면 혼자 다닐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학과 단체 채팅방의 경우에도 학교 측에서 따로 공지가 없어 2년 전 입시카페에 올라왔던 글을 찾아 초대해 달라고 연락했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선 편입생, 복학생, 전과생 등 학업소수자군의 대학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Change Up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과별로 멘토 배정이 이뤄져 소수과에서는 멘토 지원자가 부족해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되지 않는 상황이다. 홍성진 학우는 “편입학생이 참여 의사를 전달해도 동일 학번 학우, 학과 선배의 신청이 저조한 경우 무산된다”고 전했다.

편입생들의 더 나은 권리를 위해서

이는 학교 차원에서 편입생을 총괄하는 주무 부서가 부재해 발생하는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편입생 모집은 입학 본부가 주관하지만 이후 선별 및 관리는 각 학과의 재량에 맡긴다. 합격 이후 편입생을 위한 담당자가 없는 것이다. 이에 공과대학 모 학과 관계자 C 씨는 “학과 사무실 내에서도 편입생 관리를 위한 문서화가 돼있지 않다”며 “학과 자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과별 편차가 심할 것”이라 전했다.

일부 학교는 편입생을 위한 자치회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편입생위원회를 마련해 합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하고 정보를 공지해 적응을 돕는다. 서강대학교 역시 편입학생회를 두고 SNS에 편입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은 카드뉴스를 게시한다. 이에 C 씨는 “학교에서 자치회까지는 아니더라도 편입생을 위한 설명회 정도는 시행해 줬으면 좋겠다”며 “학과 차원에서도 부담을 덜 것”이라 말했다.

시행 중인 ‘Change Up’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2022학년도 Change Up 프로그램에 참여한 D(고분자·4) 학우는 “편입해서 학교에 대한 시설이나 시스템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미숙했었는데, 팀원들과 활동하며 인상 깊은 대학 생활이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앞으로 활동 모니터링을 통해 더 다양한 활동을 제시하고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소은 기자  1220323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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