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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인디 가수는 노래를 못 해도 된다

인디 음악은 Independent music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 뜻대로 독립 음악이라고도 한다. 거대 자본이 투입되어 만들어지는 주류(主流) 음악과 반대되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런데 '인디 가수는 노래를 못 해도 된다'라니, 제목을 보고 의아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가수는 노래가 직업인데 이 무슨 말인가? 하지만 이 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제목에서 말한 노래는 순전히 '기술적인 노래'다. 몇 옥타브 무슨 음까지 안정적으로 올라간다든가 두성을 어떻게 활용하는, 그런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김나박이’로 불리는 그런 유의 가수들이 추앙받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완성된 주류(主流) 음악계의 가수들은 기술적 한계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노래를 부를 때 크게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데 그 높은음을 자유자재로 찍곤 한다. 노래의 신 같은 호칭으로 불리는 것도 납득이 간다. 수려한 노래 실력은 많은 사람들이 ‘신’들의 음악을 듣는 이유다.

반면 인디 가수들의 노래는 주류 음악계 가수에 비해 대개 화려하지 않다. 록이 아니고서야 엄청 높은 고음을 지르는 경우도 없고, 안정성도 떨어지는 때가 많다. 제대로 보컬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 많다. 위에서 말한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의 노래'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디 가수들을 사랑한다. 정석적인 발성이나 화려한 노래가 아니어도 음악은 좋을 수 있다. 홍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그들의 팬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그 '기술적 노래' 없이도 수많은 팬들이 가수를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에게는 주류 음악에서 보이지 않는 감성이 있다. 주류 음악에서 표면적이고 정형화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인디 가수들은 조금 더 깊은 내면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터부시되는 감정들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내뱉는다. 조금은 불안정하더라도 소리 지를 힘이 있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목도하면 그것을 노래한다. 거대 자본 앞에선 꺼내지 못할 (소위 '팔리지 않을 음악'이라고 하는) 이야기마저 그들에겐 익숙한 화젯거리이자 시제(詩題)다. 기술적으로 훌륭할지라도 마음속 깊은 곳을 긁어 주지 못한다는 것이 주류 음악의 맹점이고, 그것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인디 음악의 강점이다. 그래서 인디 음악은 소비되는 것이다. '인디 가수는 노래를 못 해도 된다'라는 제목도 이러한 점에서 나왔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고 조금 불안정한 모습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성과 주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인디 음악인 것이다.

음악을 비롯해 모든 예술이 그런 것 같다. 꼭 완벽하고 수려해야만 마음에 드는 게 아니다. 조금은 불완전하고 미완성이더라도 마음을 울릴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좋은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불완전성은 인디 음악이 주류 음악의 안티 테제로써 꼭 존재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람의 감정은 정형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인디 음악이 주류 음악에 없는 부분을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깊은 감정이 복잡한 현실에 묻혀버린 시대다. 인디 음악이 이 시대 사람들의 깊은 감정을 파내어 빛을 보게 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현규빈(사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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