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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인생의 정석

필자에게 정석은 3가지 이유로 굉장히 좋아하는 단어이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 학교 도서관 이름 ‘정석학술정보관’ 때문이다. 물론 정석의 한자는 다르다. 정석을 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놀고 싶지만 자기 개발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맞이하는 느낌에서 오는 행복으로 살고 있는 필자에게 정석에서의 시간은 나를 발전시키는 시간이므로 굉장히 좋아한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수학 기본서 ‘수학의 정석’을 좋아한다. 수학의 정석으로 수학 공부해서 수리논술 전형으로 인하대학교에 합격했다. 부족한 여백, 딱딱한 말투 등 모종의 이유로 많은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수학 기본서는 아니지만, 필자는 수학의 정석만한 기본서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이유는 ‘정석(定石)’이라는 그 단어 자체다. 정석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1. 사물의 처리에 정하여져 있는 일정한 방식. 2. 바둑에서,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격과 수비에 최선이라고 인정한 일정한 방식으로 돌을 놓는 법. 우리가 알고 있는 ‘정석’이라는 뜻은 두 번째 뜻인 바둑에서 유래된 것이다. 필자는 평소에 바둑을 즐기는데, 나만의 ‘정석’대로 바둑돌을 하나하나 놓아가다 보면 어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것에 정석(定石)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에도, 인간관계에도, 연애에도 말이다. 정석이라는 단어가 정답’과 비슷하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단어의 의미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꽤나 다른 의미이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논제의 정답을 모를뿐더러, 정답이 존재하는지 유무도 증명되지 않은 논제들이 많다. 정답은 논리적으로 반례가 없는 답이다. 반면, 정석은 답이 있는지 유무도 증명되지 않고, 있다고 증명이 되었다 해도, 그 답을 모를 때, 우리가 정답이라고 여기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정석이라고 한다. 또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 않아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하면 우리는 그것을 정석이라 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정석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정석은 다를 수 있다.

어른들이 인생의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인생의 정답을 그 누구도 모르며, 정답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정답은 없어도 각자의 개인의 인생관에 맞는 정석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석이라는 단어를 과거에 유심히 고찰해보지 않았으나 과거에 본능적으로 인생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정석을 찾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필자의 SNS에, 서점에서 수학의 정석을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수학의 정석은 알겠는데, 인생의 정석은 모르겠습니다.” 라는 말을 남긴 게시물이 있다. 입학한 지 2년, 저런 고민을 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아직도 인생의 정석을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두는 수가 정석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니, 가슴 한편 어디서 오는 두려움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지금 내가 두고 있는 수가 악수(惡手)는 아닐까? 패착(敗着)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정석을 알고 살 수는 없을까?

선우영현(기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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