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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흔들리며 피어날 꽃을 위해

벌써 신문사에서 두 번째 밤을 보냈다. 수습기자 지원 마감 5분 전까지 지원서를 다듬던 ‘기자 지망생’에서, 이제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정기자’가 됐다. 새내기 시절, 기자로서의 포부를 가지고 희망차게 입사했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경험한 건 끝없는 실패와 스스로에 대한 실망뿐이다. 지난 4개월 동안 학보사 기자로서의 삶은 말 그대로 거친 폭풍의 연속이었다.

처음부터 기자 생활이 힘들었던 건 아니다. 수습 시절에는 낭만이 가득했다. 회의 때 나온 이야기가 번듯한 기사로 완성되는 과정은 신기했고, 독자에게 받는 긍정적 피드백은 부러웠다. ‘나도 정기자가 되면 원하는 기사를 쓰며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야를 제시하고 싶다’는 기대도 품었다.

기대가 가득했던 수습 시절을 지나 정기자가 되자마자 쓰고 싶었던 기사 주제를 쏟아냈다. 필자가 들고 온 현장 스케치 주제가 동료 기자들의 칭찬과 함께 빠르게 통과됐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인터뷰와 취재, 그리고 기사 작성까지. 막히는 것 없이 술술 풀려나갔다. 큰 노력을 거친 만큼 애착이 갔고, 그만큼 신문에 싣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드디어 기자로서 나를 증명할 때가 됐구나!’ 수십 번이 넘는 퇴고에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폭풍전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가 보다. 기사의 최종 피드백을 앞둔 도중, SNS를 통해 확인한 갑작스러운 소식은 필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기사 아이템이었던 공간이 곧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대한 감상과 생동감을 담은 기사에서 장소가 없어지면 기사의 취지는 퇴색되고 만다. 어느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자정에 전화 너머 계속되는 국장님의 탄식에도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엎어진 기사에 실망할 틈도 없이 비어버린 지면을 대체할 다른 주제를 며칠 밤을 새워 준비해야만 했다. 그 기사 하나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결과적으로 필자에겐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기삿거리가 나오고 기사가 완성된다 해도, 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튀어나오면 그 글은 기자의 마음 속에 간직된다. 지면에 실리지는 못했지만, 그저 기자만 아는 아쉬움과 추억으로.

그렇지만 기자는 그 아쉬움을 양분 삼아 더욱 성장해야 한다. 기자생활 동안 마주하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에도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뿌리가 생길 테니.

아직 기자로서 완성하지 못한 목표가 있으며, 세상을 향해 전하고 싶은 말이 많이 남아있다. 그렇기에 작은 비바람도 꿋꿋하게 버티며 거센 폭풍우에 대비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도 나는 폭풍 한 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 세찬 바람 끝에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꽃을 기다리면서!

장서윤 기자  jangseoyun2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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