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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실효성 없는 강의평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의평가는 교수-학생 간 교류를 통해 강의의 질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교수 38명, 학생 10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교수는 평가 결과를 반영한다 했으나, 학생은 체감하지 못한다 응답했다. 이에 본지는 강의평가에 대한 교수-학생 간 인식 차이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알아봤다.

학기 말 성적 열람을 위해 필수로 거쳐야 하는 코스가 있다. 바로 ‘강의평가’다. 본교는 교원과 학생 간 의견 교환을 위해 1998년 강의평가를 도입했다. 현재까지도 매 학기 말 교육 향상을 목적으로 실시되며, 평가 결과는 △교육개선 개발 △강의개선 △우수 강의 교수 선발 △교수업적평가 등에 사용된다.

도입 당시 강의평가는 대학의 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학생 입장에서는 강의 내용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기회가 되고, 교수 입장에서는 강의를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의평가 절차의 간소화 △설문지 유형 다양성 감소 △평가 내용 반영 미비 등의 이유로 강의평가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 재학생 및 교수를 대상으로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강의평가 운용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재학생 107명, 교수 3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강의평가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을 파악해 보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봤다.

학생들, 실제 반영에 갸웃

“설문의 내용이 강의에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지 않아요. 바뀌는 게 없고 반영이 된다고 체감하지도 못해요.” 사과대 A학우는 강의평가 실효성을 지적하며 대부분 과목의 강의평가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학우들은 평가 내용이 수업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응답한 학우 중 ‘강의평가 내용이 수업 개선에 반영되는 것 같냐’는 질문에 49.3%의 학우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강의평가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우들의 46.2%는 불성실한 참여의 이유로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아서’를 꼽았다. 의과대학 B학우는 “수년째 시험문제를 똑같이 내는 교수님이 있기도 하고, 강의평가를 (교수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 반영, 성실도에 있어 학생·교수 간 인식 차이

교수의 입장은 달랐다. 교수 응답자 67.8%가 ‘강의평가 결과를 통해 수업 난이도나 교수법을 조율한다’고 답했다. 교수들은 강의평가를 바탕으로 △교과목 난이도 조절 △과제물 부담 완화 △시각자료 다양화 등의 방법을 통해 교수법 조율을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강의평가 결과 반영 외 성실도 측면에서도 학생과 교수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학생 86.9%는 본인이 ‘강의평가에 성실히 참여한다’고 답했으나, 교수 응답자 32.1%는 본교 강의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부재’를 꼽았다.

성적열람을 위한 형식적 과정에 불과

학생은 강의평가에 성실히 참여한다 답했고, 교수는 강의평가 결과를 잘 반영한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왜 이러한 인식 차이가 발생했을까? 이에 대해 교수들은 강의평가가 양측의 실질적인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본교 강의평가는 성적열람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이러한 강제성에 의해 강의평가 본래의 목적은 희석되고 형식적 과정으로 전락했다. ‘학기 말 강의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교수 응답자(39.3%)가 ‘형식적 과정에 불과’를 꼽았다. 학생 대부분이 단순 성적 확인을 위한 과정으로 강의평가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학생 83.2%도 ‘평소 강의평가에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성적열람을 위한 필수사항이기 때문’을 꼽았다. 다음 학기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강의평가에 참여한다는 학우는 고작 9.3%에 불과했다. 민정기(중국학과) 교수는 “(강의평가를) 성적 열람의 조건으로 두지 않아야 한다”며 “응답률은 매우 낮아질 수 있겠으나, 그렇게 해야 학생들의 보다 진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의 수는 2,000여 개, 설문지 유형은 네 가지

강의평가 설문지 유형의 다양성이 떨어져, 개별 강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2학기 본교에 개설된 강좌 수는 2,555개다. 그러나 현재 강의평가 설문지는 △한국어/영어 △온라인/오프라인 형식을 반영한 단 네 가지 유형에 불과하다. 이는 강의평가 도입 당시 △칠판중심 수업의 여부 △실험실습 유무 △소/중/대단위 강좌 등을 고려 사항으로 두고 아홉 개 유형의 설문지를 개발해 사용하던 것의 절반으로 선택 유형이 줄어든 상황이다. 교수 응답자 네 명 중 한 명이 본교 강의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과목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획일화된 설문지’를 꼽았다.

설문지를 구성하는 문항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박관동(공간정보공학과) 교수는 “주관식 응답률이 매우 저조해 (강의평가의) 실효성이 낮고, 객관식 질문은 형식적인 사항들로 채워져 있다”고 전했다.

다양성 없는 설문지와 형식적인 문항은 교수들이 강의평가 결과를 다음 학기 강의 개선에 반영하기 어렵게 만든다. 점점 서술식 문항에 적는 내용은 사라지고, 학생들의 구체적인 의견이 줄어들어 정량 점수에 의존해 수업 난이도나 교수법을 조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는 평가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강의평가 결과가 다음 학기 강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41.8%의 학우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게다가 ‘어떤 강의평가가 가장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생각하냐’는 질문에 무려 94.9%가 에브리타임 강의평가를 꼽았다. 한편, 본교 강의평가가 유의미하다고 평가한 이는 단 4%로 평가 결과의 활용도가 상당히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가장 많이 나온 방안으로는 ‘강의평가지의 다양성 제고’다. 설문 문항을 세분화하고, 주관식 문항을 의무로 답하게 해 강의별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강대는 서술형 문항을 반드시 30자 이상 기재하도록 하고, 부산대는 최저점(1점)을 입력하면 사유를 반드시 작성하도록 사유 작성란이 활성화된다.

또한 학기 중 강의진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본교는 학생의 강의 만족도 개선 및 교원의 강의 준비도 향상을 위해 매 학기 2회 ‘학기 중 강의진단’을 실시한다. 수강생이 해당 수업을 재수강하지 않는 이상 학생은 강의평가로 인한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의진단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도와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강의진단의 경우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다. 2021학년도 본교 학생들의 강의진단 참여율은 35.06%에 불과했다. 윤진희(물리학과) 교수는 “강의 도중 학생들과 교류를 통해 개선해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단체 채팅방이나 i-class를 통해 강의 중간, 혹은 중간고사 마지막 질문에 (설문지를) 포함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학교 본부도 강의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21년 강의평가 제도를 개선하여 일부 문항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학사관리팀 관계자는 “여전히 강의평가 문항에 대한 문제점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모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이라 전했다. 또한 학기 중 강의진단에 대해 교수학습개발센터 측은 “강의진단을 통해 강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미비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해서 참여율 제고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소은 기자  1220323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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