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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타그램] 인천 ‘흥륜사’에서 마지막 가을을 만나다.
#흥륜사 #청량산_꼭대기에서_인천을_마주하며

가을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며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 데는 등산만 한 것이 없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인천을 가장 넓게 내려다볼 수 있는 청량산 ‘흥륜사’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송도유원지에서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선 가파른 골목을 지나 열심히 걸어가면 저 멀리서부터 금빛 불상이 인자한 미소를 건네고 있다. 도착한 입구에선 만불전이 그 웅장함을 뿜어낸다. 그 옆으론 흥륜사 정상을 향해 끝없이 펼쳐진 ‘108계단’이 보인다. 빼곡히 쌓인 계단 위로 꽃과 단풍나무들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거기에 돌계단 가장자리를 수놓은 연꽃은 절에 왔음을 실감케 한다.

108계단을 반쯤 올라와 고개를 들면 보이는 쉼터에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 청량산의 정기를 그대로 품은 솔잎차 한 잔은 정신까지 맑아지게 한다. 대리석 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다과 삼아 솔잎차를 즐기다 보면 그 어떤 신선놀음도 부럽지 않다.

석가모니가 “다른 누구로도 말고, 오직 스스로를 마음의 등불로 삼아라”는 말을 했던가. 정상에 도착해 산책로의 위치를 묻는 필자에게 스님이 답했다. “곧 본인이 정하는 길이 산책길이 되지요.” 그 말을 마음에 담고, 한발 한발 내디뎠다. 우여곡절 끝에 마주한 흥륜사의 중심 전당, 대웅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게다가 매란국죽이 조각된 문살은 풍경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관음보살 불상에 기도를 올리는 고3 학부모부터 할머니 손잡고 불상을 구경하는 아이까지. 속세의 불안함을 짊어지고 정상에 올라온 이들에게 평안함을 안겨주고 있다.

대웅전 옆다리를 건너 샛길로 내려오면, 다양한 조각상과 거대한 불탑이 지루할 틈 없이 나타난다. 탑 뒤로는 송도 신도시 건물들과 함께 푸른 서해 앞바다가 펼쳐지는 절경이 환상적이다. 탁 트인 인천을 보며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린다.

‘아! 가을이었구나…!’ 곱게 물든 단풍나무 사이로 드넓은 인천의 모습을 보면서 하늘을 향해 한 줌의 감탄을 흩뿌려본다. 일상의 고단함과 불안함을 비우며, 다가올 삶을 묵묵히 수용하기에 흥륜사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추운 겨울이 오기 전, 흥륜사가 주는 고요함으로 인스타 피드를 재단장해보자.

장서윤 수습기자  jangseoyun2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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