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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학생 정치의 현주소

2년 만에 총학생회장 선거가 진행됐다. 축제 패싱이 기폭제였다. 학생 정치에 대한 무관심 아래 총학과 비대위가 소멸했고, 축제는 진행되지 못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은 총학의 존재 유무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겼다. 지금의 열기는 꽤나 뜨겁다. 후보도 등록됐고 관심도도 높다. 어떻게 보면 현실 정치가 떠오를 정도다. 다만 그건 당적과 사생활을 중심으로 네거티브 공방이 오갔기 때문이다. 학생 정치는 안 좋은 의미로 정치화(헬적화)된 듯하다. 네거티브의 주목 경쟁은 피해야 한다. 총학이 살아나고 학생 정치가 활성화되는 건 필요한 일이지만, 중요한 문제는 공약과 실행력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학생 정치의 참여율이 떨어진 이유는 단순히 학생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거나 때문일까? 일견 그럴듯하지만, 의미 없는 동어 반복에 가깝다. 여기엔 학생의 게으름을 지적하는 엘리트적 태도가 스며들었는데, 속 편하고 게으르다. 학생 정치엔 문제가 없으며 그저 참여도가 떨어졌을 뿐이라고, 당연하게 전제된다. 그러나 학생의 무관심을 야기한 중요한 요인이 있고, 여기서 기존의 총학생회는 떳떳하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총학의 기능에 회의감을 느껴 왔다. 효능 없는 총학은 언제 소멸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실제로 그런 이유로 총학은 부재해 왔다. 정책적 효능감이 모자란 상황에서 그나마 와닿는 일이라곤 축제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축제 진행은 학생회의 업무겠지만, 그게 전부여선 안 된다. 총학생회는 축제 기획 tf가 아니다. 정책적으로 효능감을 주는 총학생회가 필요하다. 굳이 학생회가 아니더라도, 축제는 진행할 수 있다. 19년도엔 비대위가 싸이를 초청하며 멋진 성과를 냈다. 물론 지금 문제시된 건 축제의 부재였고, 급한 불은 꺼야 한다. 후보자 주요 공약에 축제가 포함될 만했다. 다만 더 중요한 문제는 총학생회의 기능을 증명하는 일이다.

사실 학생 정치의 문제는 단과대학 학생회라는 작은 차원에서 더 잘 드러난다. 대부분의 학생에게 학생회는 친목 집단 혹은 ‘인싸 모임’으로 여겨진다. 어느 학과에나 문제는 있다. 대형 학과는 강의 개설과 수강신청의 문제가 있다. 컴퓨터공학과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대표적이다. 많은 학생은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한다. 사실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다. 반면 소형과는 학과 소멸의 위기가 있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나 철학과가 대표적이다. 소형과의 학생들은 어떤 수업이든 들을 수 있겠지만, 수업의 가짓수가 애초에 적다. 정교수의 숫자가 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지만, 학생회는 이를 애써 무시해 왔다. 학생회가 태만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관성에 젖어 형식적인 행사를 진행해 왔다는 게 문제다. 총회를 열고, 새터와 MT를 기획하고, 답사와 농활을 보내고, 시험 기간에 간식을 돌린다.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강의 개설과 학과 소멸보다 중요하진 않다. 학생회는 학생 앞에서 떳떳한가?

능력을 의심하진 않는다. 다만 학생회는 어느 정도 관성에 젖어 있었고, 유능한 인재의 재능을 낭비해 왔다. 이번엔 다르길 기대해 본다.

김다움(철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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