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4주간 실습, 기간 짧아 한계
실습학기제, 5개월로 늘려 보완해
대학·학교 연계 실습생 관리 수월
현장 반응은 업무 부담에 미적지근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에서 진행된 실습학기제 시범운영

본교 사범대가 전국 대학 최초로 ‘실습학기제’를 도입했다. 실습학기제는 교생실습 기간을 기존 4주에서 5개월(중·고교 전체학기)로 확대하는 교육 정책이다. 이를 두고 기존 교생실습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와 교육 현장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올해 3월, 본교 사범대는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에서 실습학기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시범운영에는 수학교육과 학우 3명과 국어교육과 학우 1명이 참여했다. 교육실습지원센터장 권나영 교수는 “교생실습이 변화해야 한다는 거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고, 변화 방향을 모색하고 있던 가운데 실습학기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습학기제는 기존 실습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실습은 기간이 짧아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실습학기는 실습 기간을 늘리고 통근 부담을 줄였다. 실습학기제는 4주간 주 5일 출근하는 기존 교생실습과 달리 5개월간 주 3일만 출근한다.

이에 교과수업 준비와 실습 일정에 비교적 여유가 생겨 이전보다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아현(수교·4) 학우는 “칠판 판서의 경우 경험도 없고 잘하지 못했다”며 “수업 준비를 꾸준히 해보며 판서의 구조화도 생각하게 되고, 교과 담당 선생님의 피드백을 듣고 반영하다 보니 경험치를 쌓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의 학사일정 전체를 따라가며 수업 외에도 현장실습과 체육대회도 함께하는 등 교직이 적성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실습학기제는 실습생 관리 차원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기존 교생실습 제도에선 사범대 학우들이 실습할 중·고등학교를 직접 찾아서 지원해왔다. 학우들이 다양한 지역으로 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교생 대우 및 커리큘럼에 학교별 격차가 심화되는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권나영 교수는 “학생들이 전부 다른 학교로 나가기 때문에 사범대에서 관리가 어렵다”며 “그렇다 보니 학생들이 나가서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업무가 지나치게 많이 부여받는 문제 등에 대해서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학기제로 운영할 경우 실습 기간에 대학과 학교는 연계를 늘려 학생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권 교수는 “교육 실습의 내실화를 위해서라도 뭔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한 학기 실습을 나가는 걸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실습학기제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란 우려도 나온다. 교직원 단체를 비롯한 현직 교사들은 실습학기제 도입에는 공감하면서도 업무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교육실습 강화 방향성에는 찬성하나 세부 추진계획 구체화가 필요하다”며 “업무경감 조치라는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면 실습생은 결국 한 학기 시간만 떼우다 돌아가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현직 교사 A씨도 “교생이 오면 해야 하는 행정업무나 신경 써서 알려줘야 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업무가 있고 수업이 있는 상황에서 (교생 업무가) 추가되는 방식으론 어렵다”며 “상시 업무로 아예 담당 교원을 두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사자인 교생실습생들 사이에서는 실습생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학기 4주간 교생실습을 했던 사범대 B학우는 “학교에서 교생 담당 선생님을 아무도 맡고 싶지 않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일부 선생님들이 귀찮아하시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위기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지원이 확대되고 기간이 늘어나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에 따르면 실습학기제는 올해부터 6년간 시범 운영을 거쳐, 2028년에는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권나영 교수는 “실습학기제가 사범대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제도인 만큼 조기 시범운영을 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며 “인하대가 부속 중·고등학교와 협력도 원활하고 학기제 실습을 시범운영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본교는 내년 1학기 실습학기제 시범운영 확대를 위해 인천 지역 내 중·고등학교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수와 사범대 내 참여 학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김종선 기자  jongseon0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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