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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인플레이션 위기
  • 서현덕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22.10.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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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21세기 들어 인플레이션이 가장 높은 해가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주로 소비자물가지수 (CPI)의 상승률로 측정하는데, 2022년 6월 미국의 CPI 인플레이션은 9.0%로 1980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22년 7월 우리나라의 CPI 인플레이션은 6.3%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인플레이션은 총수요가 증가하거나 총공급이 감소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총수요란 경제 전체 재화 시장의 수요를 뜻하며 지출 GDP (=소비+투자+정부지출+순수출)와 같다. 총공급이란 전체 재화 시장의 공급을 뜻하는데 결국 생산 GDP, 즉 기업의 생산을 의미한다. 금년 인플레이션 위기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총수요 측면이고 두 가지는 총공급 측면이다.

 첫 번째 총수요 측면의 원인은 코로나 기간 중의 팽창적 통화정책이다. 2020년 감염병으로 경제활동이 마비됨에 따라 경기침체를 우려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 (단기금리)를 0% 수준까지 낮추었고, 이에 더해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하여 장기금리도 낮추려 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가계는 저축 대신 소비를 늘리며, 기업은 자금 조달이 쉬워져 투자를 늘린다. 이로 인해 총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통화정책은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금년에는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 공급 측면의 원인은 감염병으로 인해 경제의 생산 능력이 약화된 데 있다. 감염병 격리정책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고, 가족을 돌보기 위해 구직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났다. 은퇴 직전 세대는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은퇴를 앞당겼다.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김에 따라 생산이 지연되었다. 이러한 현상이 모두 경제의 생산 능력을 낮추었고, 이는 재화의 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

 세 번째 공급 측면의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가격의 상승이다. 전쟁으로 인해 주요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제재하고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동결하는 등 원자재의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올랐다. 대표적으로 원유 가격은 WTI 기준으로 2020년 20달러 대에서 2022년 6월 110달러 대까지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며 이는 제품 가격에 전가되어 인플레이션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이렇게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여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전환하였다. 한국은행은 작년 중반까지 0.5%였던 정책금리를 금년 10월 현재 3.0%로 인상하였으며, 당분간 더 인상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중앙은행이  목표로 삼는 것은 중기 (3년-5년) 평균 인플레이션의 안정인데, 코로나 기간 및 그 직전의 인플레이션은 낮았기 때문에 현재 인플레이션이 높다 해도 중기 인플레이션은 아주 높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의 목표는 중기 인플레이션을 연간 2%대로 안정시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2020-2022.10월 평균 연간 인플레이션은 2.7%로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중앙은행들이 이렇게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 그 답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임금협상에 영향을 주고 임금을 올려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지금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일단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미래에도 지속되어 결국 중기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잡기 위해 강한 긴축 통화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높은 금리는 결국 총수요를 줄이고 경기침체를 발생시킬 것이다.

코로나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의 중앙은행 정책은 현재의 인플레이션이라는 결과를 낳았는데,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판단된다.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도 경기침체를 발생시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서현덕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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