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취재수첩] 기자도 학생도 아닌 이

학보사 기자가 된 지 어느덧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코너 기사 하나에도 쩔쩔맸던 수습기자에서 어느덧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취재해 기사에 담아내는 정기자가 됐다. 자치기구 회의에 참관부터 기사 작성까지... 낯설게만 느껴졌던 학보사 업무가 제법 익숙해졌다. 반년에 걸친 기자 생활이 헛된 시간은 아니었음을 실감하곤 한다. 그러나 딱 하나, 익숙해지지 않는 업무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취재’다.

보도 기사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팩트’만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취재 단계에서 여러 사람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매번 반복하는 취재지만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성 언론의 기자도 학생도 아닌 ‘학생 기자’라는 위치 때문이다.

기사를 작성하는 과제를 받아 주제를 고민하던 중 ‘출입구 단일화’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이 떠올랐다.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는 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학생들의 불만을 주제로 취재를 시작했다. 학생들 의견을 정리한 후, 본교 입장을 담기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처음 해보는 취재 전화였기에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결국 흰 종이에 발표 대본을 적듯 ‘대사’를 써 내려가고 나서야 전화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거창했던 준비와 달리 담당 선생님을 연결해주겠다는 기대완 다른 답변이 왔다. 이에 포기하지 않고 전달받은 연락처로 다시 전화했다. 준비한 말을 읊었지만, 돌아온 건 “제가 지금 그쪽 소속이 아닌데 제가 답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란 날 선 대답이었다. 얻은 것 없이 통화를 끝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언론사의 기자였어도 이런 대답을 들었을까? 아니, 학생으로서 물어봤어도 그랬을까?” 하는 억울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물론 전화를 했을 때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아픈 경험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귀찮다는 말은 직접적으로 없지만 내쉬는 한숨과 퉁명스러운 억양 속 내가 그들에게 귀찮은 존재임을 실감하게 된다.

이렇듯 취재를 하다 보면, 학보사 기자는 언론사 기자라고 하기엔 학생 같고, 학생이라고 하기엔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런 인식들로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위치이기에 얻어낼 수 있는 정보들이 있다. 언론사 기자보단 더 깊은 속사정을, 학생 개인으로서 알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사실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취재가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언론사 기자도 학생도 아닌 학보사 기자로서 나만이 해낼 수 있는 취재가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인하대학신문 김민진 기자’로서 내가 쓸 기사를 기대해주길 바란다. 난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취재해나갈 테니.

김민진 기자  12212895@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