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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조금은 다른 졸업식

 

원종범 기자

10월 7일, 취재를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우즈베키스탄까지 6시간가량 쉼 없이 날아간 나름 긴 출장길이었다. 오랜만에 나가는 해외라 한시도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마침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했고, 그렇게 5일간의 출장이 시작됐다.

출장 이튿날, 학위수여식이 열리는 타슈켄트 인하대학교(IUT)를 찾았다. 머나먼 타국에서 익숙한 학교 이름과 로고를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강당은 졸업식 준비로 분주했다. 이내 자리는 학생들을 축하해주러 온 가족들로 가득 찼다. 행사가 시작되자 학위복을 입은 졸업생들이 줄지어 나왔고, 그들을 향한 뜨거운 박수가 강당을 채웠다. 학생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축사가 끝난 뒤 ‘졸업장 수여’가 이어졌다.

사회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호명했고, 그때마다 무대 앞 대형 스크린엔 호명된 학생의 사진이 띄워졌다. 졸업생들은 사진을 보며 유쾌하게 웃기도,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중 유독 졸업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한 학생이 있었는데,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유명한 말썽쟁이로 통했던 학생이란다. 그랬던 그가 별 탈 없이 졸업한 데에 받은 격려는 유난히 따뜻했다. 무대 위에선 조명우 총장과 IUT 총장이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손수 건넸다.

마지막은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4년간의 기록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일제히 스크린을 향한 졸업생들 표정엔 내내 미소가 가득했다. 영상이 끝나고 그들은 일제히 학사모를 하늘로 던지며 인하에서의 끝을 알렸다. 행사가 끝난 이후 학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서로 사진을 남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학위수여식은 온전히 졸업생을 위한 시간이었다.

사실 모든 졸업생이 총장에게 직접 졸업장을 받는 것은 흔치 않다. 두 달 전 있었던 본교 학위수여식만 봐도 그렇다. 대부분 학생은 졸업장을 수여 받기보다는 학과 사무실에 쌓여있는 것을 그대로 가져간다. 졸업장이 뜻하는 바는 같지만 직접 수여 받는 것과 가져가는 것, 그 둘의 차이는 크다. 졸업생 수가 많기에 어쩔 수 없는 처사였지만, 그로 인해 본교 학생들에게 학위수여식은 몇몇 사람만 참여하는 의례적인 행사가 된 지 오래다. 물론 본교 학위수여식에서도 축하의 박수가 들려오지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IUT는 조금 달랐다. 심지어 졸업장을 받자 한 학생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짐작건대 그 눈물은 4년이라는 시간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그간 동고동락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 그리고 졸업을 도와준 교수 및 교직원들에대한 고마움의 눈물이었으리라.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속이 덩달아 벅차올랐다. 지인 졸업식도 아니고,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나라에서 본 졸업식에 이런 감정을 느끼니 적잖이 놀랍기도 했다. 누군가는 감격의 눈물을 보이고, 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감동하는 그런 졸업식을 바라는 건 지금으로서는 너무나도 큰 욕심일까? 출장을 다녀온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울림이 가시질 않는다.

원종범 기자  yawjbeda@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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